뭔가 짜증이 울컥울컥울컥울컥 올라오는데 해소할 방법이 없군.
내가 한때 빠져들었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에 따라 원인을 정확히 알게되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 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나를 짜증나게 하는 요소를 늘어놓아보자.
1. 신체적 컨디션 난조
수술 후 술도 안먹고 나름 잘 먹고 규칙적인 생활(3시 취침 10시 기상 ㅡㅡ)을 하고 있는데 몸이 영 안좋다.
체중 변화도 극심해서 회사에 출근하는 날엔 군것질을 안하니 체중이 72kg 까지 줄었다가 주말에 과자와 육포, 음료수등으로 마구 군것질을 해주면 2~3일 만에 75kg 까지 불어난다.
하루에 1kg 정도 불어났다가 주말이 지나면 다시 빠지기 시작한다. 이런 극심한 체중변화는 분명 정상이 아니다. 향상성을 유지하는 뭔가가 이상이 있다는거겠지.
저녁에 잠들기 힘들기 힘든건 여전해서 3시 이전엔 아무리 자려고 발악해도 말똥말똥하고 12시에 불끄고 누으면 한 3시간을 별의별 생각을 다하며 뒤척이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것고 하루 이틀이 아니라 9시 출근이라는 사내 규정따위는 쿨하게 개무시 한채 울리는 알람은 발가락으로 끄고 10시정도까지 잔다. 방광에 압박이 와야 겨우 일어나서 비틀비틀 씻으러 가는거다.
라식 수술후 발생한 안구건조도 우라지게 안떨어져서 벌써 일년 하고도 3개월째다. 기분 탓인지 요즘은 시력도 좀 떨어지는것 같은 느낌도 든다. 눈이 뻑뻑하니 매사에 짜증이 난다.
치질이 도지는것 같다. 항상 그런건 아니고 된 똥을 쌀때 똥꼬가 따끔거리면서 아플때가 있는데 이럴때면 어김없이 피를 본다. 그리고 또 한 사흘 똥 쌀때 마다 아프다. 아.. 제기랄.. 치질 재수술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으면 좋겠는데..
어깨가 계속 아프다. 물리치료를 한 2~3주 했지만 나을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계속 거기서 거기.. 벌써 한 몇달 되었더니 이제 만성 통증이 되는 느낌이다.
맹장 수술 받은 부분이 빨리 아물질 않는다. 배에 구멍을 뚫어놓은 부분의 상처와 심지어 손등에 링거를 꽂았던 부분의 상처까지 아직까지 남아 있다. 시키는대로 술도 안먹고 있구만 왜이렇게 빨리 안낳는걸까. 신경쓰이게...
내년엔 종합 검진을 받을텐데... 뭔가 좀 정밀하게 받아볼까..ㅡㅡ
2. 사라진 겨울 방학
본래 겨울엔 일을 하는게 아니건만 뭔가 자꾸 일이 나온다. 물론 내가 PM 을 한다고 하긴 했지만 어디까지 '저인간이 PM 할 바엔 내가 한다' 라는 수준이었는데 당연한듯이 떠맡았다.
아아 짜증나...뭐. 다행이 이번엔 개발을 맡은 모듈은 없어서 좀 수월 할 지도 모르겠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이놈저놈 짜증 받아주고, 회의하고 갑님 상대하고, 모듈간 규격 정리해주고 뭐. 기타등등의 짜증나는 일들이 많은건 똑같지만.
휴가도 8일이나 남았는데 아무래도 이건 쓰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다. 썩을..ㅡㅡ
3. 자꾸 오는 전화
난 전화 받는걸 아주, 매우, 무척 싫어한다. 전화건 문자건 일단 전화기에 뭔가 반응이 오는 순간부터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 체질인거다.
근데 진짜 짜증나는 회사의 어떤놈이 별것도 아닌걸로 계속 전화질이다. 그것도 출근하기 전부터 아침부터!
뭐. 이사람 입장이 이해 안되는건 아니다. 사실 말하면 내가 잘못하고 잇는게 맞으니까. 9시까지 출근인데 이놈이 출근을 안하니 전화를 한다. 라는건데.... 메일을 쓰란 말이다!
막상 용건을 들어보면 별것도 아니구만 자꾸 지X 를 해대니 짜증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서 이제 임계점에 간당간당 하는 지경이다.
메일을 쓰고 메일 보라고 전화질이다. 그런거 안해도 잘 찾아본다. 답메일을 보내놓으면 메일을 보지도 않고 언제 줄거냐고 보챔질이다. 보냈잖아!
게다가 용건의 태반은 그냥 지가 알아서 해도 되겠구만 자꾸 나한테 지X 를 해대서 짜증을 더한다. 사업이면 뭘 좀 알고 사업을 해야지 입사한지 일년이 다되가구만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건지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4. 비 새는 집
주말에 비가 왔고 어김없이 비가 샛다. 비가 새니 또 그리마, 날파리 등의 벌레도 출현한다. 바퀴벌레는 대형 미국바퀴가 계속 나오길래 방 구석구석에 바퀴벌레 약을 놓았더니 요즘은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비만 오면 나오는 어디선가 출현하는 그리마와 가끔 나타나는 쥐며느리까지 그다지 달갑지 않은 기생생물들이다.
이놈의 날파리는 잡아도 잡아도 끝없이 어디선가 나타나고.. 그나마 이런 눈에 보이는 mm 사이즈의 벌레들은 괜찮은 편이라 하겠다. 잡으면 되니까.
하지만 습기와 함께 급속도로 번식할게 뻔한 곰팡이균은 어쩔거냐고.. ㅡㅡ 비만 오면 비가 새는 부위에 필사적으로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지만 이 곰팡이 제거제도 호흡기로 들어가면 안좋을게 뻔하잖은가 말이다.
2년 넘게 고쳐달라고 말을 해도 하는 척만 하다가 이제 계약 기간이 4개월 남았다. 4개월'이나' 남았다.
그동안에 비가 오면, 눈이 오면 계속 비가 새겠지. 계속 벌레도 출현할테고. 곰팡이 공포도 계속 되겠지.
5. 늘지 않는 재정
어느 순간부터 재정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 사람들이 말하길 종자돈을 모으면 그다음부터는 수월하다고 하는데 개뿔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모으는건 똑같지만 체감상 느는것 같지가 않다. 1이 있을때는 1을 더하면 두배가 되지만 100 이 있을때 1을 더하면 달랑 1%가 늘어나는거다.
게다가 씀씀이도 늘어서 예전 만큼 빡세게 모으지도 못하겠다. 본래 나는 하고 싶은게 있으면 그냥 다 하는 편이라 그다지 참지 않는다. 단지 소비 욕구에 비해 모았다가 한방에 지를 쾌감이 더 크기 때문에 안지르고 있었을 뿐인데 이게 또 슬슬 소비 욕구가 올라와서 이것 저것 지르고 있고...
진짜 쓰잘데기 없는 키보드 청소용 솔이라거나 일년에 한번쓰면 많이 쓸 등상용 스틱이라거나, 이젠 없어도 별 상관 없는 선글라스라거나를 죽죽 지르고 있다.
술을 못먹으니 스트레스가 쌓여서 군것질도 많이 하지만 금요일 마다 혼자서 등심을 사다가 구워먹는것도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이러다보니 좀처럼 재정이 늘질 않는다. 물론 일정이상은 저축하고 있고 이자도 붙고 있으니까 늘고야 있지만 참 느는게 표가 안난단 말이지. 이렇게 돈 모으는 재미가 떨어지고 어느새 소비의 쾌락이 저축의 보람을 추월하면....ㅡㅡ 음.. 곤란하지 곤란해.
6. 금주
이제 해금까지 1주일 남은 금주령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길이 없다. 적당히 알콜을 들이 부어 주어서 뇌를 알콜로 절여 주어야 고단한 현실을 잊고 뭐든지 할 수 있을것 같은 착각에 빠져 엔돌핀을 팍팍 분비해서 스트레스를 좀 날리고 할텐데 술을 못먹게 하니 그야말로 짜증을 풀길이 없다.
군대 선후임들과 만났을때도 술을 못하니 그냥 대강 사이다나 마시다가 1차 끝나고 바로 집에 와야 했다. 이 내가 1차만 하고 집에 오다니.ㅠㅠ 집에 와서 생각하니 아쉽기 그지 없다.
이제 1주일 남았다. 월급날이 마침 금요일이니 월급을 타면 와인을 사서 쇠고기 등심을 구워 그동안의 설움을 날려버리리.
음.. 이렇게 나를 짜증나게 하는 원인을 늘어놓아도 그다지 바뀌는건 없구나..
뭐. 상관없으려나. 여긴 내 해우소이니까. 캬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