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에 해당되는 글 126건

  1. 2012.11.13 나를 짜증나게 하는 것들 7
  2. 2012.10.24 맹장 수술기 10
  3. 2012.10.10 가을 6
  4. 2012.10.04 지갑 분실 2
  5. 2012.09.10 슬럼프 8
  6. 2012.08.29 일상 8
  7. 2012.08.20 변화 6
  8. 2012.08.14 내도전 계곡 8
  9. 2012.08.06 에효.... 2
  10. 2012.08.01 술을 줄이자 6

뭔가 짜증이 울컥울컥울컥울컥 올라오는데 해소할 방법이 없군.

내가 한때 빠져들었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에 따라 원인을 정확히 알게되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 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나를 짜증나게 하는 요소를 늘어놓아보자.


1. 신체적 컨디션 난조
   수술 후 술도 안먹고 나름 잘 먹고 규칙적인 생활(3시 취침 10시 기상 ㅡㅡ)을 하고 있는데 몸이 영 안좋다.
체중 변화도 극심해서 회사에 출근하는 날엔 군것질을 안하니 체중이 72kg 까지 줄었다가 주말에 과자와 육포, 음료수등으로 마구 군것질을 해주면 2~3일 만에 75kg 까지 불어난다.
하루에 1kg 정도 불어났다가 주말이 지나면 다시 빠지기 시작한다. 이런 극심한 체중변화는 분명 정상이 아니다. 향상성을 유지하는 뭔가가 이상이 있다는거겠지.

 저녁에 잠들기 힘들기 힘든건 여전해서 3시 이전엔 아무리 자려고 발악해도 말똥말똥하고 12시에 불끄고 누으면 한 3시간을 별의별 생각을 다하며 뒤척이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것고 하루 이틀이 아니라 9시 출근이라는 사내 규정따위는 쿨하게 개무시 한채 울리는 알람은 발가락으로 끄고 10시정도까지 잔다. 방광에 압박이 와야 겨우 일어나서 비틀비틀 씻으러 가는거다.

 라식 수술후 발생한 안구건조도 우라지게 안떨어져서 벌써 일년 하고도 3개월째다. 기분 탓인지 요즘은 시력도 좀 떨어지는것 같은 느낌도 든다. 눈이 뻑뻑하니 매사에 짜증이 난다.

 치질이 도지는것 같다. 항상 그런건 아니고 된 똥을 쌀때 똥꼬가 따끔거리면서 아플때가 있는데 이럴때면 어김없이 피를 본다. 그리고 또 한 사흘 똥 쌀때 마다 아프다. 아.. 제기랄.. 치질 재수술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으면 좋겠는데..

 어깨가 계속 아프다. 물리치료를 한 2~3주 했지만 나을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계속 거기서 거기.. 벌써 한 몇달 되었더니 이제 만성 통증이 되는 느낌이다.

 맹장 수술 받은 부분이 빨리 아물질 않는다. 배에 구멍을 뚫어놓은 부분의 상처와 심지어 손등에 링거를 꽂았던 부분의 상처까지 아직까지 남아 있다. 시키는대로 술도 안먹고 있구만 왜이렇게 빨리 안낳는걸까. 신경쓰이게...

 내년엔 종합 검진을 받을텐데... 뭔가 좀 정밀하게 받아볼까..ㅡㅡ

 

2. 사라진 겨울 방학
 본래 겨울엔 일을 하는게 아니건만 뭔가 자꾸 일이 나온다. 물론 내가 PM 을 한다고 하긴 했지만 어디까지 '저인간이 PM 할 바엔 내가 한다' 라는 수준이었는데 당연한듯이 떠맡았다.
 아아 짜증나...뭐. 다행이 이번엔 개발을 맡은 모듈은 없어서 좀 수월 할 지도 모르겠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이놈저놈 짜증 받아주고, 회의하고 갑님 상대하고, 모듈간 규격 정리해주고 뭐. 기타등등의 짜증나는 일들이 많은건 똑같지만.

 휴가도 8일이나 남았는데 아무래도 이건 쓰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다. 썩을..ㅡㅡ

 

3. 자꾸 오는 전화
 난 전화 받는걸 아주, 매우, 무척 싫어한다. 전화건 문자건 일단 전화기에 뭔가 반응이 오는 순간부터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 체질인거다.
 근데 진짜 짜증나는 회사의 어떤놈이 별것도 아닌걸로 계속 전화질이다. 그것도 출근하기 전부터 아침부터!
 뭐. 이사람 입장이 이해 안되는건 아니다. 사실 말하면 내가 잘못하고 잇는게 맞으니까. 9시까지 출근인데 이놈이 출근을 안하니 전화를 한다. 라는건데.... 메일을 쓰란 말이다!

 막상 용건을 들어보면 별것도 아니구만 자꾸 지X 를 해대니 짜증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서 이제 임계점에 간당간당 하는 지경이다.
 메일을 쓰고 메일 보라고 전화질이다. 그런거 안해도 잘 찾아본다. 답메일을 보내놓으면 메일을 보지도 않고 언제 줄거냐고 보챔질이다. 보냈잖아!

 게다가 용건의 태반은 그냥 지가 알아서 해도 되겠구만 자꾸 나한테 지X 를 해대서 짜증을 더한다. 사업이면 뭘 좀 알고 사업을 해야지 입사한지 일년이 다되가구만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건지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4. 비 새는 집
 주말에 비가 왔고 어김없이 비가 샛다. 비가 새니 또 그리마, 날파리 등의 벌레도 출현한다. 바퀴벌레는 대형 미국바퀴가 계속 나오길래 방 구석구석에 바퀴벌레 약을 놓았더니 요즘은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비만 오면 나오는 어디선가 출현하는 그리마와 가끔 나타나는 쥐며느리까지 그다지 달갑지 않은 기생생물들이다.
 이놈의 날파리는 잡아도 잡아도 끝없이 어디선가 나타나고.. 그나마 이런 눈에 보이는 mm 사이즈의 벌레들은 괜찮은 편이라 하겠다. 잡으면 되니까.
 하지만 습기와 함께 급속도로 번식할게 뻔한 곰팡이균은 어쩔거냐고.. ㅡㅡ 비만 오면 비가 새는 부위에 필사적으로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지만 이 곰팡이 제거제도 호흡기로 들어가면 안좋을게 뻔하잖은가 말이다.
 2년 넘게 고쳐달라고 말을 해도 하는 척만 하다가 이제 계약 기간이 4개월 남았다. 4개월'이나' 남았다.
 그동안에 비가 오면, 눈이 오면 계속 비가 새겠지. 계속 벌레도 출현할테고. 곰팡이 공포도 계속 되겠지.

 

5. 늘지 않는 재정
 어느 순간부터 재정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 사람들이 말하길 종자돈을 모으면 그다음부터는 수월하다고 하는데 개뿔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모으는건 똑같지만 체감상 느는것 같지가 않다. 1이 있을때는 1을 더하면 두배가 되지만 100 이 있을때 1을 더하면 달랑 1%가 늘어나는거다.
게다가 씀씀이도 늘어서 예전 만큼 빡세게 모으지도 못하겠다. 본래 나는 하고 싶은게 있으면 그냥 다 하는 편이라 그다지 참지 않는다. 단지 소비 욕구에 비해 모았다가 한방에 지를 쾌감이 더 크기 때문에 안지르고 있었을 뿐인데 이게 또 슬슬 소비 욕구가 올라와서 이것 저것 지르고 있고...

 진짜 쓰잘데기 없는 키보드 청소용 솔이라거나 일년에 한번쓰면 많이 쓸 등상용 스틱이라거나, 이젠 없어도 별 상관 없는 선글라스라거나를 죽죽 지르고 있다.
 술을 못먹으니 스트레스가 쌓여서 군것질도 많이 하지만 금요일 마다 혼자서 등심을 사다가 구워먹는것도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이러다보니 좀처럼 재정이 늘질 않는다. 물론 일정이상은 저축하고 있고 이자도 붙고 있으니까 늘고야 있지만 참 느는게 표가 안난단 말이지. 이렇게 돈 모으는 재미가 떨어지고 어느새 소비의 쾌락이 저축의 보람을 추월하면....ㅡㅡ 음.. 곤란하지 곤란해.

 

6. 금주
 이제 해금까지 1주일 남은 금주령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길이 없다. 적당히 알콜을 들이 부어 주어서 뇌를 알콜로 절여 주어야 고단한 현실을 잊고 뭐든지 할 수 있을것 같은 착각에 빠져 엔돌핀을 팍팍 분비해서 스트레스를 좀 날리고 할텐데 술을 못먹게 하니 그야말로 짜증을 풀길이 없다.

 군대 선후임들과 만났을때도 술을 못하니 그냥 대강 사이다나 마시다가 1차 끝나고 바로 집에 와야 했다. 이 내가 1차만 하고 집에 오다니.ㅠㅠ 집에 와서 생각하니 아쉽기 그지 없다.
 이제 1주일 남았다. 월급날이 마침 금요일이니 월급을 타면 와인을 사서 쇠고기 등심을 구워 그동안의 설움을 날려버리리.

 

음.. 이렇게 나를 짜증나게 하는 원인을 늘어놓아도 그다지 바뀌는건 없구나..

뭐. 상관없으려나. 여긴 내 해우소이니까. 캬캬캬

Posted by 행인_1
,

맹장 수술기

일상다반사 2012. 10. 24. 13:35

급성 충수염. 즉 급성 맹장염으로 수술, 일주일 만에 퇴원하여 이제 출근했다.

토요일에도, 일요일에도 출근하여 궁시렁 거리면 일을 하다가 일요일 점심을 먹고난 이후 부터 슬슬 배가 살살 아파왔다.
컨디션이 별로 안좋은데 문서를 만들며 이사람 저사람 찝적거리다 두줄 쓰는데 문서를 읽고, 인터넷 뒤져서 니가 공부해서 쓰라는 별 거지 같은 소릴 듣고선 짜증이 만땅 난 시점부터 점점 속이 안좋아졌다.
그러곤 결국 이래저래 문서를 쓰고 시험을 하고 다르거나 틀리거나 한걸 여기저기 알리면서 문서를 만들고 났더니 월요일 새벽이다.
배는 계속 아프고 (이때 까지만 해도 체한줄 알았다) 피곤은 하고, 아까 났던 짜증은 아직 안풀리고... 결국 새벽에 동트는걸 보고선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마침 집앞 약국이 문을 열고 있길래 잽싸게 따라 들어가서 소화제를 하나 사서 먹고는 씻고 잠을 청했다.
그런데... 한 두시간여 잤나? 배가 계속 아프다.ㅡㅡ 결국 일어나서 화장실에 앉았는데 별로 나오는게 없다. 설사도 안나오고.. 먹은게 있어야 말이지.. 일요일 점심부터 속이 안좋았기 때문에 커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다시 자려고 누웠는데 배가 살살 아파서 잠이 안온다.
결국 동네 병원을 가보기로 하고 인터넷을 뒤져서 동네 내과 위치를 알아낸 다음 CMA 카드를 챙겨 들고 추리닝을 입고선 슬리퍼를 끌고 쭐래쭐래걸어나갔다.

제법 걸어 도착한 동네 내과에서 여의사가 배를 여기 저기 눌러본다. 안아프다.ㅡㅡ 약간의 통증은 있지만 그냥 눌러서 아픈줄 알았다. 여의사라 그런지 손가락이 작아서 그걸 세워서 지방질이 가득한 내 복부를 푹푹 찌르니 약간의 통증이 없을수가 없다고 생각했지.ㅡㅡ
결국은 진통제를 한방맞고 병원에 좀 누워 있는데 호전될 생각을 안한다.
한방 더 맞고 물한잔 마시고 누웠는데, 빈속에 찬물이 들어갔다고 조금 지나서 토하고 말았다. 나오는건 물밖에 없더군.ㅡㅡ
안되겠다고 이곳 의사가 응급실로 가보라며 소견서를 하나 적어준다.

소견서를 주섬주섬 챙겨들고는 택시를 타고 건대 응급실에 가서 제출하고 응급실 침대에 누웠다.
배가 계속 살살 아프다. 못참을 정도로 아프진 않다. 그냥 좀 심하게 체한 정도다.
앉았다가 일어났다가 졸다가 하고 있으니까 의사가 오더니만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며 피를 뽑아갔다. 소변검사를 해야하니 소변도 받아오란다.
받아다 주고 한참을 기다리니 앞에서 'XXX 환자? 이상없는데 왜 배가 아프지?' 라며 지들끼리 궁시렁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이어이. 그런건 안들리는데 가서 하라고..ㅡㅡ
한두어시간쯤 복통을 견디며 기다리고 있자니까 이번엔 다른 의사가 오더니만 엑스레이를 찍잔다.ㅡㅡ 찍자니까 뭐... 찍었다. 또 한두어시간쯤 기다리니 또 다른 의사가 오더니만 이번엔 CT 를 찍잔다.ㅡㅡ 이런 젠장 돈 없어 죽겠구만 돈좀 깨지겠구나 CMA 카드 챙겨오길 잘했구나는 생각을 속으로 하며 CT 를 찍었다.
또 한두어시간쯤 기다리니 벌써 어둑어둑하다. 밤을 샛기 때문에 피곤하고 졸려서 배가 계속 아픔에도 자다가 깨다가 해서 별로 지루한줄은 몰랐다.
이번에 또 다른의사(의사가 대체 몇명일까? 이 응급실..ㅡㅡ)가 오더니만.. 혈액검사에서 염증반응 두개 중 하나만 나와서 CT 를 찍고 보니 맹장염 같단다.(같다는 뭐냐? 같다는?ㅡㅡ) 수술을 해야 하니 보호자에게 연락하고 지금 여기서는 수술이 너무 밀려 있어서 곤란하고 가능한 병원으로 연결시켜 주겠단다.

아.. 제기랄... 가지가지 하는구나. 지갑 잃어버린지 얼마나 됬다고 곱창도 잘라 내야 되게 생겼구만.

회사랑 본가에 전화를 하니 부모님이 놀라시며 올라오시겠단다.ㅡㅡ

좀 기다리니 엠뷸런스가 온다. 이동식 침대같은걸 끌고 왔던데..ㅡㅡ 뭘 이런걸 다.. 그냥 걸어서 타고선 수술을 할 병원에 가기 전에 집에 들르자고 해서 노트북과 속옷(알고보니 환자복은 다 벗고 그것만 입는거였다. 속옷은 필요 없엇다.ㅡㅡ)을 챙겨서 면목동 녹색병원으로 향했다.

건대병원응급실에서 받아온 CT 촬영결과가 담긴 CD 를 주니 지네들이 좀 보겠단다. 또 누워서 한두어시간 기다리니 시간이 벌써 저녁 9시다. 의사가 오더니만 급성맹장이 확실하다며 지금 바로 수술해야 하니 기다리란다. ㅡㅡ 이것 참..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황당하기가 이루 말 할 수 없다.

간단히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10시 쯤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팔에 마취약이 투여되고 1~2초후에 눈꺼풀이 스스륵 닫히는걸 느낀 후 일어나보니 이미 수술은 끝난 후고 난 병실에 누워 있었다. 조금 자다가 부모님이 병실에 들어오시는 소릴 듣고 깨서 부모님을 맞이하고 이런 저린 뻔한 이야기들을 하다고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앉아 있으니 담당의사가 온다. 와서 하는 말이 염증이 대장까지 번져 있었어서 절제를 하려다가 말았기 때문에 항생제를 좀 오래 맞아야 한다며 6일은 입원해야겠단다.ㅡㅡ

아버지께서는 다시 본가로 내려가시고 어머니만 내 병 수발을 위해서 남으셨다. 사실 별로 할것도 없는데 내려가시라고 해도 그래도 그런게 아니라며 도통 내려가시질 않는다.ㅡㅡ 뭐. 어쩔수 없나 이건..


요새 의학 기술이 참 좋아졌다는 생각을 금 할 수 없다. 내가 초딩 무렵 맹장수술 받는 친구놈들을보면 한달씩 학교를 빠졌던 기억이 난다.
당연하겠지. 그때는 개복수술로 말 그대로 배를 째서 맹장(이게 일본식 이름이라던가? 충수돌기가 정확한 명칭이었던것 같다)을 절제후 꿰매고 나서 피부를 꿰매는 수술이었으니까.
수술 후 상처가 아물면 실밥을 제거하는 절차도 필요했던것 같다.
배를 찢어놓았으니 웃거나 기침을 하거나 하면 복부가 긴장되면서 통증을 호소하던 기억도 난다.

요즘은 배꼽에 하나 배꼽 밑에 두개 구멍을 뚫어서 내시경을 삽입하여 개복 없이 충수돌기만을 절제해내는 복강경수술이란걸 하는데 개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도 덜하고 빨리 회복된다.

새벽에 응급 수술 형태로 받았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걸어 다닐 수 있었고 무통주사를 달고 다니니 사실 그다지 아프지도 않았다.
윗몸일으키기를 한 100개쯤 억지로 하고 났을때 느껴지는 정도의 복부 통증이 전부다. 새삼 느끼는거지만 기술 좋구만 요즘은.
물론 웃거나 기침을 하거나하면 조금 땡기지만 못 참을 정도는 아니다. 말그대로 좀 땡기는 정도?

수술 이틀 후 가스(방귀)가 나오고 하루는 죽을 먹고 다음부터는 정상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는데 아침점심저녁으로 항생제를 투여하고 링거를 계속 달고 있어서 그렇지 사실 별로 아프지도 않고 3일쯤 지나니까 멀쩡해졌다.

그간 회사 사람들과 종석, 수폐인의 병문안이 있었고 상은이가 차를 몰고 와서 집에 잠깐 다녀가기도 했다.

그러고 나니 그야말로 심심해서 돌아가실것 같았다. 병원에선 나가지도 못하게 하지, 가져온 책도 다 읽었지.. 누워서 뒹굴거리며 인터넷이나 뒤지고 낮잠 자고 애니랑 영화를 다운 받아 보고... 게다가 상처에 물이 들어가면 안되기 때문에 샤워도 못하게 해서 찝찝하고..
잦은 헌혈(이건 핑계)과 과다한 피하지방(이게 실제 사유ㅡㅡ) 때문에 혈관이 잘 보이질 않아서 정맥 주사를 왼쪽 손등에 맞고 있었기 때문에 세수도 머리감기도 불편하기 그지없고..

암튼 쉰다 생각하고 병원에 있었는데 같은 병실의 할아버지와 아저씨들의 코골이가 장난이 아니다. 특히 똑같이 맹장염으로 수술한 뚱뚱한 아저씨가 퇴원 이틀전에 병실에 왔는데 이아저씨의 코콜이가 심각한 수준이다.(실제로 어떤 아저씨는 못견디고 병실을 옮기기까지 했다.ㅡㅡ)
더구나 이 아저씨는 낮에도 거의 자면서 코를 골아댓기 때문에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더 심할지경이었다.
나도 코를 골기 때문에 별말 안하고 참았는데 같은 병실의 할아버지(이 할아버지도 코골이가 심하다. 본인은 모르는것 같았지만) 와 우리 어머니, 역시 같은 병실의 택시기사(교통사고후 입원했다)가 엄청 욕을 해댓다.
불면증이 있다는 어떤 아저씨(뭣때문에 입원했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신경정신관계인것 같았다)는 병실을 옮겼다.

소음공해를 견디며 드디어 일요일. 일주일 만에 손에 링거를 빼니 벌써 다 나은 기분이다. 퇴원하여 집으로 가니 그간 어머니가 집과 병원을 오가며 대 청소를 해 놓으셨다.ㅡㅡ 음.. 평소 그다지 깨끗하게 하고 살지 않은게 딱 들켜서 민망하기 그지 없다.ㅡㅡ

퇴원 후 어머니가 일주일 만에 본가로 내려가시는걸 터미널까지 나가 배웅하고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퇴원을 보고 하고 아울러 월요일 화요일 이틀 연차 휴가를 냈다.

조용한 집에서 그간 밀렸던 판타지 무협지를 즐기며 휴가를 보낸후 오늘. 드디어 출근했다.


여기 까지가 길고 긴 수술기다.

모두다 건강 조심하도록 하자. 아무리 기술이 좋아졌다곤 하지만 역시 아픈건 아픈거다.

퇴원때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이 기억난다. 병원과 경찰서는 안갈수록 좋다.

Posted by 행인_1
,

가을

일상다반사 2012. 10. 10. 15:00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라는 동요(?)가 생각 나는 날씨다.

오늘 갑자기 날씨가 쌀쌀하더니 점심먹고 한강변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가을 소나기를 만나 쫄딱 다 젖고 말았다.


소나기는 금새 그쳤지만 이제 정말 여름이 물러가고 짦은 가을에 들어섰음을 실감케 했다. 이제 2~3주 후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서 추워질테니 지구 온난화로 짧아진 가을을 지나기 전에 얼른 즐겨주도록 하자.


일도 하기 싫고, 공부도 하기 싫고, 놀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강제 다이어트, 강제 금주 중이라  딱히 놀 수도 없지만 그래도 날씨가 선선하니 어디 소풍이라고 가고 싶은 날씨다.


이제 슬슬 얇은 이불을 세탁하여 집어넣고 두꺼운 이불을 꺼내어 덮을 때가 되었다.

소슬한 바람에 기분이 살짝 상쾌해졌다.

Posted by 행인_1
,

지갑 분실

일상다반사 2012. 10. 4. 16:28

지갑을 잃어버렸다.

올해들어서만 벌써 두번째다. 젠장..ㅠㅠ
올초에는 술먹고 잃어버린거고, 이번에는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둔게 앉아 있다가 빠진 모양이다.

고기집에서 왠만하면 있을텐데 직원이 감은건지, 손님중에 누가 들고 튄건지 알수 없지만 아뭏튼 사라졌다.
내돈 35만원!! 한달 식대인데!!! 아악!!!

길가에 치이는 국민은행 ATM 이 그날따라 안보이더만 결국은 이런 대형 사고가 나다니.. 평소에 얼마 들고 다니지도 않는데 어쩌다 추석을 보내고 상가집에 가고 해서 현금을 좀 넉넉하게 찾아뒀더니 이런 사고가 생긴다. 썩을..

게다가 올초에 지갑분실로 헌혈증 20장을 날린 쇼크로 한동안 의욕이 꺽여 헌혈을 안하다가 딱 헌혈한 당일. 그것도 나가는길에 헌혈하고 나가서 혹시 모르니 집에 들어가면 빼둬야지 라고 결심한 그날! 잃어버렸다.

아아.. 젠장.. 재수도 더럽게 없지... 연금복권과 로또도 들어 있었는데 만약 그게 된거라면 억울해서 잠도 안올것 같다.
뭐. 복권 산 곳은 퇴근할때마다 지나는 곳이니가 혹시 됬다면 플랜카드가 붙을테니 알수 있겠지.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도서관카드, 할인카드, 체크카드도 같이 들어 있었어서 주민등록증과 면허증을 재발급 신청 및 재발급 받았다. 체크카드도 재발급 받았다.

저번에 잃어버린 이후로 보안카드는 집에 놔두고 다녀서 분실되지 않았고 CMA 카드도 집에 있어서 급하게 돈을 얼마간 찾을 수 있어서 출근 차비로 사용할 수 있었다.


제기랄... 밖에 나갈땐 귀찮아도 가방을 꼭 들고 나가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내돈! 아악! 짜증나!

Posted by 행인_1
,

슬럼프

일상다반사 2012. 9. 10. 13:00

요즘은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다.

리플레쉬 휴가를 갈 때가 되었는데 가지 못해서 기대 심리가 배반당한데에 대한 피로감에 이어 놀다가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일거리에 대한 부적응. 거기에 이제 짬밥이 좀 되었다고 양껏 빠진 군기까지 겹쳐 아주 엉망 진창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아주 나쁜 예를 몸소 실천, 즉 폭식, 과음 등의 무절제한 생활에 신체에도 바로 반응이 와서, 심해지는 복부 비만은 둘때 치더라고 치질이 재발할 낌새롤 보이고 있고 머리는 점점 하얗게 세어가고 몇달전에 다친 어깨는 정말 징글징글하게 안낫는 데다가 만성 무기력에 피로까지...

최근엔 또 수면장애가 심해져서 새벽 4시전엔 잠도 잘 못자고 10시나 되서 겨우 일어날 수 있다.

사실 수면장애가 이쯤되면 정상적이 사회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회사는 출퇴근시간이 자유로운 편이라 버틸수 있지.

 

요즘은 자제력도 약해져서 술만 마시면 과음하기 일쑤고 예전엔 그냥 웃어 넘겼을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역시 그냥 웃어 넘길 자기 자신과 타인의 단점에 대해서 화가 치밀어 올라 울컥울컥 하는 마음을 절제하기 힘든 데다가 무엇보다 가장 큰 일은 일이 안된다는거다.

할 일은 태산같이 쌓여 있는데 12시에 출근해서는 지금도 메일 한통 보내놓고 이러고 있지 않느냔 말이지.

 

스스로 나르시즘을 강화하여 자기 최면을 거는 것도 모든 인간의 능력이 숫자로 수치화 되어 객관적 자료, 즉 스펙화 되고 있는 요즘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는걸 멈출 생각은 없지만.

어차피 세상은 내가 사는 건데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나야지 나보다 잘난 인간이 있다고 인정해버려서야 군주에게 경도되어 군주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목표를 던지는 충신 이상은 될 수 없지 않나.

나는 나를 위해 인생을 살고 있는거지 다른 누군가를 위해 인생을 살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멍청한 노예가 스스로 될 생각은 절대로 없다.

 

뭐. 돈을 벌어다가 딴놈들 한테 다 퍼주고 (음.. '다'는 좀 과장이 섞였지만) 있는 걸 보면 스스로 참 회의도 들기도 하지만..ㅡㅡ

 

젠장... 한 100년만 쉬었으면 좋겠군.

 

Posted by 행인_1
,

일상

일상다반사 2012. 8. 29. 14:51

바쁘다. 요즘들어 갑자기 일이 몰린다. 이번주 금요일까지 완료 하라고 하는데 내일은 또 갑님 본사에 회의도 가야 한다.ㅡㅡ

안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수폔과 후임들의 질문 어택, 사업부 쪽의 긴급 업무 지원 요청, 갑님의 회의 요청, 고객 불만, 기존에 만든 프로그램의 버그 등등 아주 그냥  업무 시간 중 메인 작업 이외의 잡다하게 시간 뺏는 일들이 우르르 쏟아지고 있다.

어제는 퇴근 시간 이후에 좀 늦게까지 일하려고 했더니 후임놈이 술 먹재서 갔더니만 술도 별로 하지도 못하는 놈이 지 혼자 취해서 횡설 수설 하다가 결국은 반말에 욕지거리를 하질 않나..ㅡㅡ 이걸 그냥 확! 조질려다가.... 어차피 내일 되면 기억도 못할놈 붙들고 뭐하리 싶어 택시 태워 집에 보냈다.

그러고 났더니 또 내가 펀드를 정리하여 5천 정도가 생긴건 또 어떻게 귀신같이 알았는지 생전 연락도 없고 연락처도 모르던 준영이 놈한테 전화가 오더니만 어쩌구 저쩌구 블라블라블라 해서 결국은 돈 5천 (어쩌면 이렇게 딱 칼같이 맞추는지!) 과 주식 계좌를 좀 빌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 번호는 어케 알았나 싶어 도한이에게 전화를 했더니만 역시나 이놈이 내 전화 번호와 더불어 내가 여유돈이 좀 있다는 정보를 누설한거였다!

돈 거래 했다가 좋은 꼴을 본적이 없기 때문에 결국 오늘 거절 문자를 날렸더니 거의 셋팅했다며 신경쓰지 말라는 문자가 되돌아 왔다. 좋게 넘어간것 같아 다행이군.

 

암튼 그런 일상인 요즘이다. 어제 술먹는다고 빵꾸난 시간이 아까워 죽겠군. 바쁘지만 뭔가 쌓이고 있어서 주절주절 배설해본다.

이제 다시 달려야지.

Posted by 행인_1
,

변화

일상다반사 2012. 8. 20. 19:55

2005년 9월 5일부터 시작된 나의 사회 생활은 좀 있으면 만 7년째가 된다.


7년째 연속으로 같은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것은 처음으로 나날이 기록이 갱신되고 있다.


그동안에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1. 나이를 먹었다.


  이제 30대 중반이니 명실공히 자타공인 아저씨다. 집에서 결혼 압박 할 때 갈구는 대사대로 옛날 같았으면 며느리, 사위 볼 나이인거다.


이제 육체는 슬슬 노화되고 사상은 견고해지고 보수화 되어 가며 서서히 기득권층으로 진입하는 등... 나이를 먹었다.




2. 자산이 생겼다.


 상경 할 때 까지만 해도 예금이라곤 달랑 몇십만원이 전부인 용돈 받아 생활하던 등골브레이커 였던 내가 어느새 우스개 소리로 '억대 자산가' 라는 소릴 들을 정도로 자산이라는게 생겼다.


 물론 20년 전이라면 모를까 요즘엔 달랑 1억을 조금 넘긴 정도로 '자산가' 라는 소릴하진 않지만 어쨋거나 자산이라는게 생겼다.


 고민은 남들은 1억 종자돈이 생기면 돈모으는게 빨라진다는데 어케 된게 난 증가 속도는 항상 일정한데다가 펀드는 오히려 원금을 까먹고 있다.


 요즘 돌아가는 꼬라지를 봤을때 그냥 원금을 조금 까먹었지만 1~2% 정도 손실인 지금 시점에 손절을 하는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3. 애주가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놀랍게도 난 회사 입사 할 때에는 술 자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술자리는 그때도 좋아했고 주량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는 것 같지만 어쨋거나 술 자체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닫고 보니 혼자서도 이 술 저 술을 즐기는 애주가가 되어 있었다.


대체 언제부터 였을까? 문득 그 전환점이 궁금해진다.




4. Passive Skill '아부'가 생성되어 '숙련' 단계에 이르렀다.


 난 성격상 버럭해서 들이 받아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사회 생활 7년 만에 '비굴', '아부' Passive Skill 이 생성될 정도로 타락했다.


 제길.. 남자가 갑바가 있지 진짜 이렇게 되고 싶진 않았는데... 


뭐. 입사 초기엔 노련하게 돌려가면서 아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와... 참.. 저런걸 배워야 되는데.. 난 아마 안되겠지..' 했는데 이젠 뭐... 술만 들어가면 자동이다.ㅡㅡ


이걸 왜 하냐면 능력에 상관없이 상사와 친해지기 때문이다. 상사와 친해져서 손해 볼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돈을 빌려 달라는 염치 없는 누군가 때문에 좀 회의가 들기도 한다.


뭐. 어쨋거나 하는 나나 옆에서 듣는 사람은 괴롭고 손발이 오그라들고 너무 티나게 심한거 아닌가 하지만 듣는 사람은 좋아한다. 그건 확실하지. 좋아하는게 너무 티나니까.ㅡㅡ


좋아하니 계속하고 계속하니 늘고... 하니보니 버릇되서 패시브 스킬화 되고.. 뭐 그렇게 됬군.


술을 깨고 나면... 참 나도 많이 타락하고 많이 비굴해졌군 제기랄.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그렇지만... 

사실 자존심 따위가 밥먹어주진 않고, 그정도 자존감이 깍여 나간다고 해서 내잘난맛에 사는 내 드높은 자존감이 크게 손상되지도 않는다. ㅋㅋ






5. 경력직이 되었다.


어느새 '고급'을 바라보는 경력직 개발 기술자가 되었다. 입사 전과 비교해서 코딩 스킬은 그다지 는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통신망 쪽의 지식이라더가 회사 자체 소스 코드에 대한 지식 등은 없었던 지식이 생겨난거지만...


어쨋거나 경력직이 되었다.


입사전 구직 활동 시절에 경력직을 부러워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디도 신입을 뽑는덴 별로 없었고 전부 경력직만 구했었다. 경력직은 연봉도 신입보다 당연히 높다.


그때는 2~3년만 하고 다른데로 이직해야지 했는데 벌써 7년째 한 회사에서 죽치고 있는걸 보면.... 뭐. 스펙을 높여야 하는데 그에 관한 의욕이 별로 없기도 하지만 어딜 가도 다 똑같은데다가 지금 여기만큼 많이 주는데가 없는게 가장 크다.


게다가 나는 회사에서 나름 인정받고 있는 사원이다. 솔직히 올해 들어 가장 바빴고 돈이 많이 된 이번 프로젝트에서 다른 사람들은 뭔가 하고 있는것 같은데 나는 쓸데 없이 같이 밤세고 출근하고 하기만 했지, 문서만 죽어라 만들고 구질구질한 잡툴들 (기능에 상관없는, 즉 돈 안되는) 만 만들었는데 같이 고생했다고 한다.


날로 먹는 기분이라 좀 미안한 감이 없잖아 있다.ㅡㅡ (뭐. 그래도 이런 저런 다른 조그만 프로젝트 들로 연봉 이상은 벌써 했지만.ㅡㅡ)


신입땐 안 그랬는데 농땡이도 좀 많이 늘었고... 그렇다고 일을 빵꾸내진 않지만.





비가 온다.


집에가서 밥먹고 관절 약을 먹어야 겠다. 젠장... 비가 오면 어깨가 쑤신다.ㅡㅡ

Posted by 행인_1
,

내도전 계곡

일상다반사 2012. 8. 14. 15:17

여름 휴가를 맞이하여 인적 없는 계곡을 찾다가 돤이 추천한 '아침가리 계곡' 과 '내도전 계곡' 중 좀 유명해 진것 같은 '아침가리 골' 보다는 '내도전 계곡' 이 더 조용할 것 같아 이쪽으로 확정하고 1박으로 다녀왔다.

강원도 정선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임계까지 가서 다시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하는 오지다.

 

 

버스 시간표를 잘못 맞춰서 임계에서 택시를 타고 내도전 계곡으로 들어갔는데 미터기를 누르지 않고 그냥 3만원을 받더군. 제길.ㅠㅠ

뭐. 버스를 탓으면 4Km 나 걸어올라갈뻔 하긴 했지만ㅡㅡ

아뭏튼 괘병산 등산로 입구까지 가서 하차 후 바로 계곡으로 갈까 하다가 괘병산에 한번 올라가보기로 하고 등산로로 진입햇다. 

오른쪽 내도전 쪽으로 진입.

 

근데... 좀 가다 보니 이건 뭐... 인적이 뜸한 산이라 길이 완전 밀림에다가 그나마도 조금 가다보니 숲이 우거져 길을 찾지 못할 지경이다.

 

이게 길이다.ㅡㅡ

 

어차피 등산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다가 수풀 우거진 인적 없는 산을 혼자 오르다가 구르기라도 하면 낭패인지라 바로 포기하고 하산. 계곡으로 들어갔다.

 

차로 갈수 있는 마지막 이자 계곡의 진입로 (버스 종점에서 4km 떨어져 있다. 물론 오르막)

 

이제부터 진짜 인적이 없어지면서 계곡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 계곡 길이 오히려 등산로 보다 더 수월하다.

 

물은 정말 맑고 깨끗하다. 송사리들도 많이 돌아다니고...

 

맑은 물속의 송사리

 

점점 계곡이 깊어질수록 좋은 경치가 나타난다. 

 

 

인적이 없는 곳이라 바로 앞에서 도심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는 나비도 볼수 있다. 

 

적당히 올라가다가 텐트를 칠 만 한 장소를 발견했다. 아마도 누군가 와서 텐트를 쳤던 자리로 보인다. 

텐트자리.

그야말로 아무도 오지 않는 계곡에서 텐트를 치고 계곡엘 잠시 들어갔다가 잠시 오수로 피로를 푼다음 저녁을 먹었다.
이번엔 한우 로스구이. 벌레가 좀 꼬여서 짜증나긴 하지만 역시 야외에서 먹는 맛이란! 술생각이 났지만 이번달은 금주를 하기로 했으니 가져 가지 않았다.

텐트 치고 먹는데 집중하다보니 사진찍는걸 잊어버려서 사진이 없군.

그런데 먹다 보니 비가 온다. 이런... 비예보는 없었는데..ㅡㅡ

나뭇가지를 주워 기둥을 세우고 판쵸우의로 대강 지붕을 만들었더니 그런대로 비를 피할 정도는 되는데 걱정은 자다가 폭우가 쏟아지면 바로 계곡 물이 불어 휩쓸릴까 하던 거다.

보다시피 바로 물가고...

비예보는 없었기 때문에 설마 그렇게 큰비야 올까 하고 안전불감증의 나라의 국민다운 마음으로 배를 째고 마저 식사를 완료하고 계곡 물에 설겆이를 하고 세수와 양치를 한다.

이 맑은 물에 (더구나 물고기도 돌아다니는데) 합성 세제를 푼다는게 죄책감이 들어서 양치와 세안 세족만 치약, 비누로 하고 샤워와 설겆이는 그냥 물로만 했다.


그리고 취침..

다행이 비는 조금씩 오다 가다 한다. 크게 내릴건 아닌 것 같다. 밤엔 하늘도 좀 개어서 별도 좀 보인다.

그야말로 인위적인 소음이라곤 가끔 비행기가 높은 고도에서 지나가는 소리말고는 하나도 들리지 않고 새소리, 풀벌레 소리만 들린다.

비만 오지 않았다면 아무런 걱정없이 편안하게 자연을 만끽했을텐데... 비가 와서 혹시나 계곡이 불까봐 걱정이 되서 자다 깨다 했다.


어쨋거나 아침...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얼른 아침을 해먹고 잽싸게 텐트를 걷고 짐을 쌋다.

고작 1박을 하는데도 쓰레기가 한봉지나 나온다. ㅡㅡ 물론 햇반 껍데기, 고기를 쌋던 스티로폴 용기 같은 것들이지만...

아뭏튼 최대한 깨끗하게 내가 다녀왔다는 흔적을 지운다. 

치운 후 모습

버스 시간엘 맞춘다고 맞취서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가는데...

생각보다 훨씬 멀다. 4Km 나 된다.ㅡㅡ 어제 배낭을 메고 걸어올라갔으면 그대로 퍼질뻔했다.ㅡㅡ

결국은 버스를 놓치고 1시간 반이나 더 기다려 임계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리고 임계에서 동서울로 가는 버스를 탓지만 정선등지를 빙빙 돌아 4시간 반이나 더걸려서 동서울에 도착했다.
1박 2일의 짧은 여름 휴가를 즐기고 돌아왔다.

 

이런 깨끗한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몸이 정화되는 기분도 드는게 사실이지만 난 어떻게 된게 가끔 이렇게 캠핑을 하게 되면 도심의 묻은 때를 털어버리는게 아니라 오히려 문명의 이기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커진다.ㅡㅡ;;


역시 문명의 편리에 길들여진 인간은 야생에서는 불편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다시금 또 계속 이런 캠핑을 이어가는 이유는 내 어딘가에서 본능적으로 심리적, 육체적으로 문명에서 벗어나 정화되길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버너의 점화플러그가 좀 신통찮아 졌는데 새로 하나 장만해야겠다. 다음 캠핑을 위하여.

 

Posted by 행인_1
,

에효....

일상다반사 2012. 8. 6. 14:16

사촌 놈에게 또 돈을 200 뜯겼다. 에효...

얼마전에 전화 온걸 어영부영 넘겼더니 계속 전화가 와서 사정하길래 그냥 버린다 생각하고 빌려 줘 버렸다.

제기랄. 그렇게 돈을 떼이고도 아직까지 정신을 못차린건지..... 뭐. 사촌이라 아예 안볼 사이도 아니고 하긴 하지만... 나도 참 정에 약하군.

아... 이건 내년에 이사갈때 전세금 해야 하는 건데....

 

진짜 피를 토하면서 야근 특근을 해서 돈이 생기면 술값에 쑬렁~ 과자와 고기에 쑬렁~ 기타 몇몇 돈 빌려 가는 인간들 (지금은 이 사촌놈 하나 뿐이지만) 에게 쑬렁~

남는게 없군화.ㅠㅠ

 

난 대체 수명 깍아가며 돈벌어서 뭐하는걸까?

Posted by 행인_1
,

술을 줄이자

일상다반사 2012. 8. 1. 14:41

본부 회식에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남아 결국 후임 둘과 글렌피딕을 깐 다음에야 집에 들어갔더니 동이 트고 있었다.

그리고 1시 반에 일어나서 그야말로 위액만 나올때까지 토했다. ㅡㅡ

어찌나 격렬하게 위장을 쥐어 짰는지 위 경련이 올 지경이다. 위가 격렬하게 수축하면서 갈비뼈가 부러지는것 같은 통증을 느끼는 순간, 아... 사람이 토하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7월에만 글렌피딕을 두병이나 깠는데 그야말로 수명을 깍아가며 번 수당을 마찬가지로 수명을 깍아내리는 술로 다 버리고 있다.

제기랄 막장이군 나도.ㅡㅡ

적어도 8월 한달만이라도 금주를 해봐야겠다. 진짜 이러다 요절하겠다. 내 유일한 목표는 무병장수 불로장생인데 말야.ㅡㅡ

Posted by 행인_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