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다.
리플레쉬 휴가를 갈 때가 되었는데 가지 못해서 기대 심리가 배반당한데에 대한 피로감에 이어 놀다가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일거리에 대한 부적응. 거기에 이제 짬밥이 좀 되었다고 양껏 빠진 군기까지 겹쳐 아주 엉망 진창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아주 나쁜 예를 몸소 실천, 즉 폭식, 과음 등의 무절제한 생활에 신체에도 바로 반응이 와서, 심해지는 복부 비만은 둘때 치더라고 치질이 재발할 낌새롤 보이고 있고 머리는 점점 하얗게 세어가고 몇달전에 다친 어깨는 정말 징글징글하게 안낫는 데다가 만성 무기력에 피로까지...
최근엔 또 수면장애가 심해져서 새벽 4시전엔 잠도 잘 못자고 10시나 되서 겨우 일어날 수 있다.
사실 수면장애가 이쯤되면 정상적이 사회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회사는 출퇴근시간이 자유로운 편이라 버틸수 있지.
요즘은 자제력도 약해져서 술만 마시면 과음하기 일쑤고 예전엔 그냥 웃어 넘겼을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역시 그냥 웃어 넘길 자기 자신과 타인의 단점에 대해서 화가 치밀어 올라 울컥울컥 하는 마음을 절제하기 힘든 데다가 무엇보다 가장 큰 일은 일이 안된다는거다.
할 일은 태산같이 쌓여 있는데 12시에 출근해서는 지금도 메일 한통 보내놓고 이러고 있지 않느냔 말이지.
스스로 나르시즘을 강화하여 자기 최면을 거는 것도 모든 인간의 능력이 숫자로 수치화 되어 객관적 자료, 즉 스펙화 되고 있는 요즘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는걸 멈출 생각은 없지만.
어차피 세상은 내가 사는 건데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나야지 나보다 잘난 인간이 있다고 인정해버려서야 군주에게 경도되어 군주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목표를 던지는 충신 이상은 될 수 없지 않나.
나는 나를 위해 인생을 살고 있는거지 다른 누군가를 위해 인생을 살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멍청한 노예가 스스로 될 생각은 절대로 없다.
뭐. 돈을 벌어다가 딴놈들 한테 다 퍼주고 (음.. '다'는 좀 과장이 섞였지만) 있는 걸 보면 스스로 참 회의도 들기도 하지만..ㅡㅡ
젠장... 한 100년만 쉬었으면 좋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