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반대

정치사회 2015. 11. 16. 22:58

정말 오랜만에 포스팅이다.


올해는 정말 짜증나게 바쁜 나날들이었다.



어쨋거나 막간의 시간을 내어 포스팅해보자.



어제 서울에서 광우병 이후 최대 규모라는 집회가 있었다. 수폐인이 실시간으로 중계 해줘서 알았는데 과잉 진압이다, 불법 과격시위다 말이 많은 모양이다.


거기에 대해서 한마디 해보자.



다들 알다시피 난 좌파다. 내 스스로는 사실 중도적 우파 성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 사회는 워낙에 우로 치우쳐 있어서 나 정도 정치성향이면 상대적으로 좌측편에 있으니 그냥 좌파라고 한다.


그리고 정치 지도자들은 엄격한 도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언행일치를 기본으로 삼아야 하는 특별한 인격자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그런 의미에서 난 정치 지도자는 글러먹었지)


어쨋거나 어제 시위를 보니 수폐인이 말하는 '공성전'이라는 단어가 그리 어색하지 않은 광경이었다.


누가 냉병기의 종말을 말했던가? 그야말로 원시적인 투석, 몽둥이, 공성용 사다리, 파성추, 밧줄등이 난무하는 중세 공성전이었다. 수비측이 살상용 화살 대신 캡사이신이 듬뿍들어간 물대포를 뿌린다는것 정도가 틀릴까나..



나는 좌파다. 그래서 거기 모인 사람들의 주장을 대체로 지지하는 편이다. (물론 아닌것도 있지)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더라도 수단이 저따위라야 대체 무슨 설득력이 있단 말인가?


광우병 시위 초기에 비폭력 구호가 등장해서 '아. 드디어 이성적인 시위 문화가 태동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만, 비폭력은 개뿔 다시 이모양이다.


마하트마 간디가 비폭력 무저항주의로 인도의 독립을 쟁취한지 70년이 다되어 가건만 거기서 배우는게 눈꼽만큼도 없는건 뇌가 없기 때문인가?


불법 과격시위가 먼저냐 과잉진압이 먼저냐를 놓고 누구 잘못이네를 따지고 있는걸 보면 기도 안찬다. 애초 난 정부엔 기대하는게 없기 때문에 과잉진압은 당연히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잉진압을 한다고 해서 경찰버스를 때려 부시고 경찰을 폭행하는게 정당화 되나?



상대 진영에서 그런 삽질을 해주시면 오히려 여론을 움직일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요즘은 간디 시절보다도 훨씬 미디어가 발달되서 인터넷으로 실시간 생중계되는데 그냥 구호만 외치고 평화롭게 집회하는 대상을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곤봉을 휘두르면 오히려 정당성을 더더욱 가져올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평화적인 시위자와, 때려잡는 경찰. 어느쪽에 명분이 있을지는 명약관화다.



보수에서 전문 시위꾼의 분열책동 어쩌구 하는게 아예 없는 말이 아닌것 같은것이, 아니 광화문으로 가서, 청와대로 가서 뭘 어쩌겟단 말인가? 박근혜를 청와대에서 끌어내서 화형이라도 시키려고 그러나?


맘에 안들지만 선거로 선출된 정부를 일부 폭력을 불사하는 과격 분자들이 갈아 엎는다면 난 그 반란 세력은 군대를 동원해 무력 진압 한 후 반란죄를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슨 프랑스 혁명이라도 일으키려고?


그래서야 지들이 가루가 되도록 까고 있는 박정희의 쿠데타와 다를게 뭔가?




지금 그렇게 폭력 사태를 일으켜서 남은게 무언가? 그들이 주장했던 11개 항목은 대체 어디갔나? 그야말로 폭력 사태 밖에 남지 않았다.


군중이야 선동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서 이성이 없어진다고 치고, 문제는 선동하는 부류인데, 이 부류들이 그걸 모를것 같지 않다. 진짜로 간첩이라도 있는걸까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걸 또 야권에서는 좋다고 과잉진압이 어쩌네 농민이 물대포에 맞았네 생사가 위중하네 하면서 부추기고 앉았으니 이건 뭐... 아무리 내가 좌파라도 이건 아닌거다.




70년 전에 마하트마 간디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교육수준이 낮은 인도 사람들을 데리고 비폭력 무저항으로 명분을 얻어 내었다. 우린 못할게 뭔가? 불가능하지 않다. 이미 세계사적으로 전례가 있지 않은가?


폭력은 국가 체계 안에서 의견을 관철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움이 되면 안된다. 그건 문명 국가가 아니다.


폭력이 유일하게 허가되는 단 하나의 주체는 오로지 국가다. 난 강력한 공안 국가나 군사 국가도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국가가 당연히 가져야 하는 무력, 폭력에 대해서 부정하지도 않는다.




그래 만약 그들이 광화문으로 행진하고 청와대로 들어가서 박근혜를 대면했다고 치자. 어쩌자고? 박근혜 면전에다 대고 11개 항목을 읊어주면 그게 이루어지냐? 이루어진다고 하면 그건 국가 행정 수반이 폭력에 굴복한 수치스러운 역사가 될거다.


집회의 목적이 무엇인가? 우리의 주장이 이렇다고 다른 민중에게 알리며, 정부에게 이만한 사람들이 우리 의견을 지지하니 우리의 의견을 들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마치 군벌이 군세를 소집하여 세를 과시하고 위화감과 공포감을 조성하여 정부를 협박하는 꼬라지라니. 조폭이랑 다를게 없다.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박정희를 찬양하기 위한 근현대사 왜곡시도를 막겠다는 인간들이 선택한 수단이 박정희랄 똑같다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좌파다. 그들의 11개 항목에 대해서 대부분 지지하며 정부의 정책을 규탄하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저런 폭력 시위에는 절대 찬동 할 수 없다. 누가 먼저 폭력을 행사했는지는 알 바 아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다. 적어도 정말로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폭력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폭력이 등장하는 순간 스스로 정당성이 없음을 인증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폭력이 아니라 정당한 방법으로 민중을 계몽하고 국민을 설득해서 선거에서 투표로서 심판받도록 해야한다. 투표 조작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데 적어도 나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대규모 투표조작이 가능하다라고는 믿지 않는다.


이상주의자의 몽상 일지라도 그것이 바른 방향이라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걸 바로 '발전' 이라고 부르는게 아닌가.

Posted by 행인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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