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정산

정치사회 2015. 1. 23. 12:53

연말 정산 때문에 나라가 시끄럽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말했던 증세 없는 복지란 소리는 애초 믿지도 않았다. 돈들어갈 데를 더 만드는데 돈 나올 구멍은 뻔하다. 전임 대통령들은 다 바보 병신이라서 못했을까?


뭐. 여왕 마마께서 공주 마마 시절 노무현을 열심히 까면서 지가 하면 더 잘 할 거라고 착각에 빠졌을 수도 있겠지.


참 나.. 자기 역량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인간이 이 나라의 행정 수반, 군 통수권자라는게 통탄스럽다.



뭐 어쨋거나, 여러번 밝힌 바 있지만 난 증세에 찬성하는 쪽이다. 통일세를 겆는다고 해도 찬성하는 쪽이었고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라면 역시 찬성하는 쪽이다.


사실 우리나라 근로 소득세는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는 걸 부인하기는 어렵지 않느냔 말이다. 스웨덴인가 스위스던가 기억은 정확히 안난다만 (암튼 둘중 하나일것 같다) 그동네는 우리나라는 상상하기도 힘든 복지 혜택을 주는 대신에 세금을 40~60% 까지 걷는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하자고 하면 당연히 빨갱이 소릴 듣겠지.



하지만 개인의 노후를 개인 소득을 절약해서 마련하라는건 개인의 급여를 개인의 인내심에 의존하여 절약해서 노후까지 잘 참아봐라 라는 건데 그게 모든 사람에게 가능할리 없잖은가?


견물생심이라고 당연히 돈이 있으면 쓰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다. 당장 내일이 없는 사람 처럼 하루 벌어 하루 쓰는 사람도 허다하다.


어차피 내경우를 보면 노후와 질병, 비상시 등등을 위해 급여의 상당부분을 저축하고 있는데 그걸 그냥 국가가 강제적으로 해준다면 적어도 개인의 절제가 바닥이 나서 노후와 비상시를 대비 못하는 일 따위는 없을거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나는 증세에 찬성하는 편이다. 하지만 비겁하게 증세는 없다고 개구라를 치더니만 법인세 깍아주고 돈이 없으니까 깍은 법인세는 올릴 생각은 안하고 담배값을 올리질 않나, 유리지갑 근로자만 털질 않나....


게다가 내 돈 걷어다가 돈 쓰려면 나한테 도움이 되는데 써야지 나보다 휠씬 부자인 재벌들 배때지에 처넣고 있으니 당연히 배알이 꼴리는거다.



평균 GDP가 올라가고 평균 물가 상승률이 올라가니 어용 언론에다 경제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라며 발악을 해봐도 속아줄 사람은 정보가 어용 언론밖에 없는 60대 이상 어르신 뿐인거다.


늘어난 GDP 는 전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대기업 법인과 재벌 일가가 쓸어가고 뭐 빠지게 일해서 성과를 내는 근로자들에게는 '경제가 어려우니 고통 분담을 하시라' 고 벌써 몇년째 떠들고 있다.


당장 우리 회사만 해도 마찬가지 아닌가. 내가 벌어다 주는 돈이 얼마인데 대체 경영을 어떻게 하면 적자가 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적자만 가득한 사업 본부를 정리 하지 않는 것은 이사진들 사이의 친분관계 때문이 아니라고 정말 양심에 손을 얹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대체 뭐 하는지 모르겠는 임원들의 연봉이 몇천에서 몇억씩 받아가는데 정작 업무를 따오고, 만들고, 런칭하는 실무자는 급여 테이블 동결에 있는 복지도 없애버렸다.




그럼 우리회사가 후져서 이럴까? 그럴리가 있나. 사실 욕은 나온다만 우리회사 정도면 양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급여는 연봉의 1/12 로 하니까. 1/13 심지어 1/15 로 하는데도 있다.


이런게 가능한건 당연히 소위 윗대가리들이 그렇게 해처먹고 있고 그게 당연시 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이 제대로 쓰일리 만무하다. 청와대의 비품 내역중 물품이 아예 없거나 정가보다 몇십배 비싸게 비용 처리된 물품이 많다는 기사를 보면 알음 알음 해 처드시는거지.


더구나 부패의 아이콘인 수구 권력이지 않은가.


선거 운동해주고 맘에 안드는놈 대신 때려주니 탈북단체랑 어버이연합, 고엽제 전우회 같은데다가 시민단체 지원금을 내가 낸 세금으로 내 허락도 없이 퍼주더니 그 인간들이 그돈으로 북한에다 대북 전단이나 날리고 세월호 유족들 앞에서 닭이나 뜯고 하고 있다.


보수 쪽에서 열내는 내가 낸 세금으로 북한 퍼 줘서 핵개발 해서 열받는 거랑 논리적으로 다르지 않다. (물론 사안의 심각성은 차이가 있지만.)




어렵다고? 당연히 어렵지. 그럼 5천만 국민의 의사를 조율해서 세금 쓰는게 자기 주머니 용돈 쓰는거 마냥 지맘대로 쓰면 되는 건줄 알았냐? 노무현이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했을때 왜 욕을 먹었는지 생각해보는게 좋다.


가카의 개소리처럼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따위는 기대도 안한다. 적당히 티 안나게 해 처먹고, 납득이 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세금을 쓰란 말이다.



아직도 이나라 주권이 지들 한테 있는 줄 아는 인간들이 정치권에 가득하니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외침이 공허하다.

Posted by 행인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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