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장 사건, 윤일병 사건, 김해 여고생 사건 등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 사고들이다.


임병장 사건, 윤일병 사건은 군대문제라는 공통점이 있고, 윤일병 사건과 김해 여고생 사건은 인간 본성의 끝으로 달리는 잔혹한 범죄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세가지 사건의 모든 공통점은 20대 이하의 젊은이들이 벌인 일이라는 거다.


이런 사건 사고를 볼때마다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이러니 저리니 말들이 많지만, 교육학을 배우고, 교사 출신 아버지와 할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한 나는 결국 교육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우리나라 교육 체계는 명실공히 입시위주의 강력한 주입식 교육이다. 성적 순으로 서열화 되어 아주 어릴때부터 우열을 나누고 짖밟고 올라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학교는 정글이고, 학우는 경쟁자이며, 교사는 지식 제공자일 뿐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추구하는 바는 '전인교육[全人敎育, all-round education]' 이다. 전인 교육이란 신체 능력, 지식, 정서, 사회성, 인격을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알기로 대한민국 건국이래 전인교육이 이루어졌던 시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우리나라 교육이 가장 추구하는 바는 단연코 '엘리트 교육'이다.


말만 전인교육이지, 독재시절 국민의 관심을 다른곳으로 쏟기 위해서 필요했던 스포츠 영웅을 만들기 위해 운동에 소질있는 자들을 모아 모든 교과과정을 포기하게 하고 운동만 시키는 소위 엘리트 체육이 이루어 졌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중세, 고대의 독재자, 위정자들은 동일 목적을 위해서 전쟁을 택했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면서도 정치적 리스크가 전혀 없는 스포츠라는 수단을 만들어서 잘 이용중이고,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수구 꼴통에서는 가난했던 산업화 시절 국민의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한 어쩔수 없는 방편 이라고 구라친다.)


'생활체육' 이 되지 못하고 '엘리트 체육' 이 일으킨 병폐는 명백하다. 한명의 성공한 스포츠 영웅을 찾아내기 위해서 희생된 수많은 스포츠 영웅 후보들은 다른 이들이 모두 받았던 교육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전념했던 스포츠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걸 해보려고 하면 다른 동년배는 이미 저만큼 멀어져 있는데 새로 시작해야 하는거다.



사실 체육계만 그런게 아니다. 우리나라의 체육이 '엘리트 체육'이라면 교육은 그야말로 '지식 주입'에 가깝다. 정서성, 창의성, 사회성, 도덕성들은 그야말로 개무시되고 오로지 '지식','어문','수리','분석' 따위의 그야말로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감정이 없고, 말하는 로봇 같은 사람을 만든다.


사람을 키우는데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을 배제하는 거다.




타인의 아픔을 내아픔처럼 공감하는 능력을 배제당하고 타인이란 무조고 밟고 올라가야하는 발판으로 인식하는 훈련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니 '아니! 인간으로서 어떻게 저런 짓을 할 수 있지?' 라고 비난 하고 있다.


패배하면 비웃음 당하고 짖밟히고, 비참하게 된다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이 타인을 '패배자'라고 인식하면 어떻게 행동 할 것 같은가?


또한, 자신을 패배자라고 인지하게 되면 어떻게 행동할 것 같은가?


전자의 경우 윤일병 사건, 김해 여고생 사건의 가해자들이 되고, 후자의 경우 임병장이 되는거다.




1800년대 독일의 교육학자 헤르바르트가 쓴 '일반교육학'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교육'에 대해서 말하면서 지식 주입을 말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이 어떻게 도덕적인 인간을 만드는가에 대해서 서술되어 있다.


지식 위주의 교육을 이어온 서양에서도 이러한데 하물며 장자, 노자, 맹자, 공자 등 성인, 사상가의 가르침으로 교육해온 동양에서 서양에서도 하지 않는 '인간의 기계화'를 아무런 죄악감 없이 진행하고, 아무런 비판도 못하고 받아들인다.





이런 문제는 시야에 넣지도 못하면서, 김해 여고생 사건을 두고 지역감정이나 들먹이고, 거기 또 발끈해서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범죄를 들먹이는 저능아들을 보면 현실은 시궁창이다.



국민이 병신이면 리더라도 의기롭고 유능해서 국민을 계몽해야 하겠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라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며, 국가 초기에 권력을 잡은 집단이 수구집단인지라 병신 국민을 상병신으로 세뇌해서 자기들을 계속 지지하게 만들고 있으니 사실 현실은 시궁창 이하 일지도 모르겠군.



거기에 대항한다는 제1야당이라는 것들이 벌이는 도로 민주당 같은 꼴을 보고 있으면 저것들도 제1야당이라는 권력을 수권하는 수구집단이고....





기원전의 철학자인 플라톤이 아테네 민주주의를 경험하며 통탄해서 주창했던 '철인정치'를 보면, 군중의 수준이란 2400 년이 흘러도 병신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느낀다.


5천만의 사람중에 누군가 영웅이 있어 국민을 계몽하고 선도하여 이런 열패감을 걷어 가줬으면 하는 소망 생긴다.


물론 이 또한 남에게 기대려는 패배주의의 또다른 측면일 뿐이니, 그저 꾸준히 정책을 감시하고, 비판하여 목소리와 의견을 내며, 투표로서 권한을 행사하는 수 밖에.



스스로 혁명가가 될 의지가 없음을, 무엇보다 능력이 없음을 통탄한다.

Posted by 행인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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