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 연휴를 맞이하여 캠핑을 다녀왔다.
애초 계획은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대이작도를 가는 거였지만... 아뿔사! 예약을 안하고 갔더니 배편이 없는게 아닌가...
뭐. 그런것도 여행의 맛이 아니겠나. 즉석에서 행선지를 왕복 배편이 있는 덕적도로 변경했다.
자, 그럼 이제 여행기를 시작해보자.
토요일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모처럼 일찍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동인천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인천항연안터미널에 도착했다.
광진구의 집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거의 3시간이 좀 안되게 소요되었다. 지루하더군.ㅡㅡ
그런데.. 막상 와보니 사람이 득시글 득시글한게 아닌가.
설마 하고 이작도로 가려는 배편을 끊으려는데... 매진이더군.. 쳇.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집으로 돌아갈 수야 없지. 배편을 알아보니 다행히 1시간여 남겨두고 덕적도행 배편이 있었다.
급히 왕복 티켓을 구매.
시간이 좀 남았다. 점심시간도 되엇고.. 인천하면 짜장면의 발상지가 아니겠나. 그래서 한번 먹어보기로 했는데.. 사실 말해 좀 실망했다. 거기서 거기더군.ㅡㅡ
배시간에 되니 배가 들어온다. 제법 날렵하게 생긴 페리다.
이건 객실 모습
드뎌 출발... 내륙과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 밑을 지나 서해로 나간다.
한시간여를 달려 드디어 도착!
관광 안내도를 보고 서포리 해수욕장을 캠핑 장소로 확정. 가보기로 한다.
그런데.. 흐음.. 약도 상으로 보니 별로 안 멀어보이는군. 뭐. 모처럼인데 걸어보지뭐.하고 생각했는데.. 저질 체력을 간과한거지.ㅡㅡ;;
가다보니 6Km 라더군. 10Kg 에 가까운 가방을 들고... 힘들었다...ㅡㅡ 그래도 뭐. 가다보니 해안가 초등학교에 노송군락지도 보고..
가을을 실감케하는 발갛게 익은 감도 보고 했으니 넘어가주자. 아까도 말했지만 그런게 여행의 묘미 아니겠나.
지름길인줄 알고 길을 잘못들어 공동묘지로 빠졌던 적도 있지만... 역시 뭐. 훌륭한 바다 경치를 볼 수 있었으니 약간의 고생은 무시해주자. (이쯤되면 지나치게 실수가 많은듯 하지만.. ㅡㅡ;;;)
한 3Km 쯤 겆자 텐트와, 침낭, 깔판, 옷, 코펠, 버너, 가스, 고기, 햇반, 2리터짜리 물, 야삽, 미니도끼, 랜턴, 여벌속옷 등등이 잔뜩 들어 있는 가방이 어깨를 짓눌러왔다.
잠시 내려놓고 쉬었지만... 이걸 버릴수도 없고... 그냥 버스탈걸 하는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온다.ㅡㅡ
어쨋거나 걷다보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마련. 드디어 1Km 표지판이!!
낙조대라는 작은 정자를 지나.. 드디어 도착! 기념으로 마찬가지로 등상복 차림의 아저씨들에게 부탁하여 인증샷을....
바다에 도착하니.. 벌써 해가 저만치 넘어가고 있다. 그래도 풍경은 좋구나. 온 보람이 있어. 음음.
단지 아무도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해변에 텐트들이 좀 있어 놀랐지만.. 어쨋거나 나도 그옆에 텐트를 쳤다. 딱 1명이 누우면 끝이 비박용 텐트. 이것도 들고 오는데 무거워서 죽을뻔했지.ㅡㅡ
그리고 해변에 멍~하니 앉아 낙조를 구경했다.
이런이런 벌써 사위가 어둑어둑해졌군. 서둘러 식사준비를 한다.
바로 이때를 위해 낑낑대며 들고온 냉동팩가지 준비해서 사온 차돌박이와 햇반, 버너, 코펠,그리고 소주가 아닌가! 물을 끊어 햇반을 중탕으로 데우고 고기를 구우니 준비완료.
옆에서는 캠프파이어에 삐가번쩍한 장비들로 만찬이 한참이지만.. 뭐. 나도 밥, 고기, 소주, 깻잎에, 장조림 통조림까지.. 남부럽지 않은 밥상이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낙조가 절정이다!
밥과 술을 다 먹고 정리하니 어느새 어둡다.
다행히 텐트는 우려와는 달리 춥지 않았고 술의 영향인지 한번도 깨지 않고 단잠을 잤다.
일어나니 이미 해는 중천.
한참을 비비적거리다.. 배시간에 맞추어 항구로 가기로 한다.
어제 경험을 거울삼아 얌전히 버스를 타기로 하자.
마침 버스 정류장 근처에 삼림욕장이 있다. 잠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산책을..
버스시간이 되어 버스를 타고 항구에 도착하니 마침 딱 맞추어 인천행 배가 들어온다.
어제랑은 다른 배지만.. 구조는 대동 소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인천항으로....
뭐. 이 이후에 그 복장 그대로 홍대에서 맥주한잔하고 수폔집에서 양주를 거하게 들이킨후 집에 들어갔지만...
어쨋거나 여행기는 여기까지다.
사둔 캠핑장비들을 개시한 기념비적인 여행. 기록으로 남겨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