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면 과제

회사생활 2008. 3. 4. 00:26
해결이 안되면 천호 대교에서 투신하겠노라고 선언했던 문제는 해결되었다. 다행히도.

하지만 그 문제를 발견하게 했던 원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사실 이건 나와 연동하는 장비 쪽의 문제라서 내가 어떻게 해 볼 수 있는것도 아니다.

더구나 외국 회사 제품이라서 메일을 보내면 하루 뒤에나 답이 올까 말까 하는데다가 무려 영어로 메일을 써야 한다. 물론 내가 쓰진 않지만. 담당자가 뻔히 있는데 내가 왜?

3일 만에 답변으로 온 메일 내용이 더 열받게 만들었다. Strange Situation.. 어쩌구 라더군. 게다가 How much Call per Sec?  란다.  그러니까 시스템에 부하가 얼마나 걸리냐는 거다.

어허허허허허허. 장난 하냐? 안이상한 상황이면 연락햇겠냐? 하다하다 안되니까 짧은 영어 붙잡고 연락한거 아니겟냔 말이다. 누가 이상한 상황인거 모르냐?

게다가 시스템 부하? 썩을....이 잡것들은 우릴 무슨 대학 학부생 실험실 수준으로 아나보다. 기본적으로 그런것도 조사 안했을 것 같냔 말이다. 당연히 제일 처음에 했다.

당신네들이 뿌린 매뉴얼의 설계 용량의 2/5 수준이라오.

아주 느긋해서 좋겠군. 외국이고 지x고 당장 들어와서 댁들이 24시간 모니터링하면서 문제를 찾으라고 버럭해주고 싶지만..... 영어가 짧은데다가 직위도 안되서 못하겟군.ㅡㅡ



게다가. 게다가 말이다. 고맙게도 투신을 결심했던 문제가 해결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또 문제가 터졌다. 게다가 이것도 명백히 나의 코딩 실수.....ㅡㅡ;

뭐냐 이건? 죽지도 말고 딱 죽고 싶을 만큼만 계속 고생하라는 건가? 혹시 누군가 나에게 저주라도 걸고 있는 건가?

살면서 그렇게까지 원한을 진 기억은..... 아. 몇몇 있긴 하군. 음음.ㅡㅡ;;


이번 문제는 소스상으로 원인을 찾아서 금방 고칠수 있는 문제 이지만 아주 민감한 사항과 결부 되어 있는지라 무척 곤란해 지고 말았다. 더구나 다른 문제는 해결도 안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이것 말고도 다른 프로젝트에도 문제가 뻥뻥 몰아서 터지고 3월 7일까지 개발 완료해야 하는 나 홀로 프로젝트는 시작도 못했고.... 다른 팀에선 빨랑 와서 백업 받으라고 눈치 주고 있고....

어허허허허허허허허허...
 

최근 들어 가끔씩 거울을 보면 까칠한 피부와 시꺼매진 안색,퉁퉁 불은 눈과 살이 쪄서 불룩한 볼살, 뽈록 나온 배와 가늘어진 팔다리, 감았다는데 의의가 있는 뻗힌 곱슬머리와 겨우 겨우 빨아 입기 급급한 구겨진 옷차림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야... 훌륭한 30대 아저씨로군. 학생때는 난 나이 먹어도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던 아저씨가 거울 속에 있구만.


아. 젠장.. 마야력으로 2012년 12월 21 인가? 면 종말이라는데 그대로라면 5년도 남지 않은 인생 이따위로 살다 가면 무척 억울하지 않을까?


........ 나 참. 웃기는군. 당신에게 시급한 과제는 5년 후의 종말이 아니라 지금 상황을 해결하는 것임을 자각하게. 만간에 해결하지 못하면 종말의 날까지 갈것도 없이 말라 죽을테지.

. 제길. 어쩌서 지구 종말은 내일이 아니지?
Posted by 행인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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