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이

정치사회 2010. 7. 22. 10:49

인터넷을 보면 나와 다른 주장 때문에 짜증이 날때가 많다.

현 정권과 그 추진 사업들에 관한 평가라거나, 나의 소신인 독신주의에 관한 것이라거나, 종교에 관한 것이라거나, 앞으로 경제지표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하는것들.

 

사람의 사상과 가치관은 모두가 다르다. 자신의 잣대로 타인을 재단하지 말라는 유명한 경구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절대 실천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현대인의 정신적 성숙 수준은 빈약하기 그지 없어서 타인과 자신의 생각이 다른 것을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애초 설득이라거나 토론이라는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지식수준에 있어서는 과거에 비해 월등하고 자존심(이라기 보다는 똥고집)도 월등하다.


자기가 대단히 잘난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사상과 가치관이 무조건 옳고 그와 배치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악'으로 규정하여 가차없이 공격하고 배격한다.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가치관의 설득이 가능한 유형의 사람은 두가지다. 자존감이 비교적 낮아서 나의 자아로 대상의 자아를 장악하여 경도시키는 경우와 인격적으로 성숙하여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고찰하여 타인의 생각에서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적용시킬 수 있는경우.

전자의 경우는 나이가 나보다 대단히 어릴때나 가능하다. 후자의 경우가 가능할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타인의 주장에 설득당하는 것을 '진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자신이 모순됨을 알아도 미성숙한 인격은 연약한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순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뭐. 내가 심리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이건 그냥 만고 내생각일 뿐이니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가 보면 '이건 아니다' 라거나 '웃기고 있군' 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말해서 나의 인격도 그다지 성숙한 편은 아니라서 나도 설득이 잘 안되고 똥고집 강한 한심한 인간 유형에 속한다. 딱히 부정할 생각도 없다. 대부분 그러니 부끄러운일도 아니고.. 그냥 엑스트라 103호 정도 주제에 공자나 예수나 석가모니 만큼의 정신적 성숙을 이루지 못했다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자들은 자신의 미성숙함을 받아들이고 성장하기 위한 노력은 좀 해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자신의 가치관과 다르다고 해서 먼지털이식으로 탈탈 털어보자는 식의 현 정부 고위자나 내 주장과 배치되기 때문에 쥐새끼와 그무리들이라고 안주 삼아 씹어 대는 것을 서슴치 않는 내 수준이나 거기서 거기면 곤란하잖은가.

같은 파벌 내에서도 물어뜯고 싸우는걸 보면 참... 저런걸 자신들의 대표라고 뽑아놓은 사람들이 한심하기도 하고 뽑아놓고 욕하면서 다음에 또 뽑는 구제불능에 짜증이 치밀기도 한다.

어차피 될놈만 된다고 그 놈을 뽑아주는건 대체 뭔 생각인가? 그냥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는 약간의 쾌감과 위안. 강대한 집단에 소속되었다는 안도감 같은거겟지. 나로선 이해할 수 없지만.

어차피 안 될 거니 자포자기 하여 주권을 포기하는 멍청함은 더 참을 수 없다. 그러니 여론 조사의 조작 따위 짓거리가 먹히는거 아닌가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나라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할 만큼 성숙하지 못하다.

강력한 지도자가 대신 생각하여 주고 앞에서 이끌어 주면 그저 우르르 쫒아가는 것 정도가 가능하고 그게 훨씬 편하기 때문에 박정희, 전두환에 강력한 향수를 느낀다.

마침 그때엔 고속 성장 시기였고 낙수 효과가 잘 먹히던 때라 친일이건 뭐건 비루먹은 개마냥 그들이 던저주는 먹다만 뼈다귀에 멍멍 환호하며 꼬리를 친거겠지.


그게 우리 부모님 세대로 내가 자란 경상도의 일반적 정서다.

부모님 세대에게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웃기지 말라고 해주고 싶다. 그런 논리와 감성을 구분하지 못하는 빈약한 사상 경멸스럽다. '우리가 남이가?'가 먹히는건 그래서가 아닌가.

집단의 도덕의 총량은 개인의 도덕의 총합 보다 반드시 낮은 것은 그런 감성이 도덕을 우선하기 때문이 아닌가.

 

그러는 너는? 이라고? 누누히 말하지만 나도 그냥 그런 류의 허접하고 한심한 인간들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스스로의 그런 이중성을 혐오하고 경멸하고 있지.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자기 혐오에 빠져 있는건 결코 아니지만. 오히려 이런 류의 생각과 글을 씀으로서 '나는 그래도 자신을 성찰하는 깨어있는자' 따위의 저열한 나르시시즘에 쾌감을 느끼는 나르시스트에 가깝겠지.

그래서 뭐? 나는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자도 아니며 누군가의 멘토가 될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며, 누군가를 선동하지도 않고 할 생각도 없다. 나는 그저 군중속에서 혼자 투덜거리는 투덜이일 뿐이다.


그래서 일 하기 싫으니 이런 짓도 하고 있는거지.

Posted by 행인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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