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럽지만 일하기가 싫다.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내 삶의 전반의 걸친 매너리즘은 이미 나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일부가 된지도 모른다.
쉽게 재미를 붙이지 못하고 빨리 싫증내는 저주받은 성격을 가진 나는 항상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
그래서 일을 하기가 싫다. 사는 것도 귀찮아 지고 있다.ㅡㅡ; 아. 물론 그렇다고 자살따위 할 생각, 눈꼽의 미생물의 분비물 만큼도 없지만. 내 유일한 삶의 목표는 가늘고 길게 살아보자 이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시민으로 먹고 살려면 어쩔수 없이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돈은 벌어야 겟는데 돈을 벌기 위한 과정이 영 재미가 없다.
얼마전에 조선일보 주필을 지낸(맞는지 기억이 잘 안나지만.ㅡㅡ;) 아저씨가 쓴 '혼창통' 이라는 자기 개발서를 읽었는데.. 아! 이게 그 버스 독서등 사건때 샀던 그 책이군.
뭐. 아뭏튼 그 책에서 강조하는 '혼' 이라는게 목표의식, 동기, 비전, 의욕, 뭐 그런거였다.
언제까지 소년이고 싶지만 결코 그럴수 없었고 어느새 나이 서른둘의 자타공인 아저씨이며 100년 전까지만 해도 생의 절반을 넘어 산 훌륭한 중년의 나이이건만 아직까지 내가 뭘 하고 싶은줄 모르다니 한심하구나.
아... 하고 싶은게 있긴 하다. 그냥 놀고 먹는거.ㅡㅡ
의욕적으로 생산활동에 참여하여 지구, 나아가 전 우주의 엔트로피를 증가시켜 우주의 온도를 빠르게 낮추어 노화 시키는 것이야 말로 내가 생각하고 있는 생명체의 역할이며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일진데 일이 하기 싫으니 이것이야 말로 생의 이유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물론 그냥 놀고 먹기만 해도 생명활동을 유지하며 훌륭히 에너지를 소비하고 사용가능한 에너지를 사용 불가능한 에너지로 전환시키며 엔트로피를 증가시키고 있지만, 본래 인간은 지능을 가지고 있어 단지 존재함으로 인한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빠르게 엔트로피를 증가 시킬수 있건만 귀찮음으로 인하여 그 일이 하기 싫으니 참 큰일이 아닐수 없다.
생명체란 우주 전체에 있어 그 하나하나가 작은 블랙홀과도 같아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흡수 소모하여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건만.....
그냥 로또에 걸려서 한 1~20억쯤 가지고 은행에 예치하여 나오는 은행이자로 먹고 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어느날 꿈에 조상님이 나타나 번호 여섯개를 불러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