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제도

정치사회 2011. 6. 24. 11:25

http://scblood.egloos.com/4591784

라는 수폔의 포스팅을 보고 일도 하기 싫고, 머리도 식힐 겸 하여 무려 '인간과 제도' 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포스팅을 해보기로 했다.

사실 이것에 관해서 논하는 학문이 따로 있을 정도로 이것은 심오하며 방대한 연구과제이니 블로그의 포스팅 하나로 논하기에는 부족하기 그지 없으니 제도주의 (라던가 신제도주의) 라던가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은 따로 찾아보기 바란다.(여기 방문자 중 이걸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스럽지만.ㅡㅡ;)

그런고로 지극히 주관적이며, 이중잣대와 나 개인의 윤리기준과 사리사욕으로 점철된 개인적 견해에 관해서 밝혀본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길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이라 하였다. 수많은 인간의 정의들중 가장 유명하며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초딩 고학년만 되면 알고 있는 유명한 말이다.

사회, 즉 집단을 구성 및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가 있으니 바로 '제도'다.

궂이 인간뿐이니라 지성이 없다고 '생각되어지고 있는' (어디까지나 그렇게 믿어지고 있을뿐이다.) 인간외의 지구상의 동물들 조차 집단을 구성하는 종에서는 특정한 룰, 즉 제도가 발견된다.

하등한 종이라고 여기지는 곤충을 보자. 개미와 꿀벌은 대표적으로 집단을 구성하는 종이다.

당연히 엄격한 룰, 즉 제도가 존재한다. 여왕은 개체수를 늘리고 일꾼은 채집및 사냥하며, 병정은 공격 및 방어하고, 수컷은 번식에 이용된다.

인간의 그것보다 훨씬 엄격한 이 룰은 이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절대의 명제다.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개체는 가차없이 집단에서 추방한다. 어떻게? 간단하다. 그냥 물어죽인다.

혹시 여왕개미나 여왕벌이 나이가 들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이 있나? 별로 없을거다. 별로 관심없는게 정상이니까. 새로운 여왕이 나타나면 분봉한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게 일반적 상식이고 미디어와 매체에서 흔히 노출되는 정도의 정보니까.

그럼 여왕개미나 여왕벌은 천년만년 살면서 새로운 여왕이 나타나면 분봉시키고 계속해서 그 왕국을 키워 나갈 수 잇을까? 그럴리가 없지. 적어도 아직까지 발견된 지구상의 모든 동물은 노화하며 결국 노화로 인해 사망한다.(적어도 자연상태에서 노화로 인해 사망까지 이르는 종은 인간 뿐이지만. 대부분 약해지면 잡아먹힌다.)

여왕이 늙어 더이상 번식을 할 수 없게 되면 일꾼과 병정은 가차없이 여왕을 갈기갈기 찢어죽인다. 번식이 끝난 후 수컷은? 마찬가지 운명이지. 병정과 일꾼은 비교적 동족에 의해 살해되는 일은 적다. 외부 활동이 많아서 대부분은 임무 수행중 천적에 의해 죽는다.


그럼 곤충 말고 집단을 구성하는 포유류들은? 마찬가지다. 젊고 강하며 운이 좋은 수컷이 리더로서 무리의 이동 방향 및 영역 선포 및 방어를 책임지고 가장 좋은 것을 먹고 가장 많은 암컷을 거느린다.

암컷은 번식하며 새끼를 기르는 책임을 지고 사냥 및 채집 활동을 한다. 리더가 되지 못한 수컷들은 병정의 역할을 수행하며 끊임 없이 리더에게 도전하여 리더가 조금이라도 약해지면 가장 강한 수컷이 리더가 되는 시스템을 유지한다.


즉, 제도가 인간만의 전유물이며 고상하기 그지 없는 것이라 그걸 만들고 지키는 자들이 고상한 자들이라고 생각하는것은 엄청난 착각이라는 거다.

이성이 없는 것들조차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이 바로 '제도'다. 오히려 인간은 지능이 발달했기 때문에 제도를 어길 수 있다.

따라서 집단의 이익보다 개체의 이익을 우선시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본능을 거스르는 이성의 존재 증명이라고 할 수 있다. 고로 제도를 악용하고 파괴하는 인간이야 말로 이성과 지성이 뛰어난 인간이라고 할 수 잇다.(사기는 머리가 좋아야 해먹는다)

이성이 존재하는 인간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제도를 악용하고 파괴해 왔기 때문에 그를 막기 위해 더더욱 빈틈 없고 강하며 복잡한 제도가 생기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야말로 몇년씩 공부해도 아주 지능이 뛰어난 일부만이 전부 파악하고 활용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체계가 복잡해졌다.

 그런 관계로 인간 집단 어디에서나 반드시 제도를 악용하고 헛점을 파고드는 지성이 뛰어난 자들이 있다. 뛰어난 자들이므로 당연히 일반적으로 잘먹고 잘산다.

궂이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니라 어디서나 다 마찬가지다. 물론 만족 할 만 한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정도면 제도가 잘지켜지고 적용되고 이행되는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내가 법이요, 국가이니 나를 위해 복종하라' 고 당당하고 공식적으로 외치는 자는 리더가 될 수 없는 나라니까.

그래서 현상황에 만족하고 포기하고 살까? 물론 그럴 수야 없지. 나도 물론 기회가 되거나 어떻게 이용해먹으면 나에게 이익을 주고 처벌을 받지 않는 수준에서 제도를 악용하는지 알게되면 세뇌된 양심의 가책 정도는 가볍게 무시해주고 악용해 먹을거다.

제도란 집단을 구성하고 집단 전체의 이익과 구성원들의 조화로운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데 그것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궂이 어긴다고 양심의 가책따위 받지 않을거다. 걸리면 재수없는거지.

아무도 없는 고속도로에서 규정속도를 위반한다고 해서 양심의 가책을 받을 인간이 몇이나 있을까? 카메라에만 찍히지 않으면 된다.


그래서 내가 같은 부류이니 제도를 크게 악용해 먹는 놈들을 욕하면 안된다? 그럴리 있나. 당연히 욕을 해야지. 뛰어난 자들은 제도를 어기는 것이 아니라 헛점을 파고들어 잘 이용해 먹어 알고서도 처벌할 수 없는 자들이며, 진실로 뛰어난 자들은 그걸 아무도 모르게 하는 자들이다.

이미 걸려서 매스컴에 보도된 시점부터 더이상 뛰어나지 않는거다. 노화한 여왕개미와 마찬가지로. 그렇다면 나는 소시민으로서, 수많은 일꾼개미의 한사람으로서 물어뜯어서 갈기갈기 찢어주는거야말로 내 의무이며 권리라고 할 수 있다.

들켯지만 처벌을 교묘히 피해나간 개체에 대해서 분노하는 것 또한 정당한 내 의무와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데서 따르는 정당한 분노, 그리고 나보다 뛰어난 개체에 대한 정당한 질투라고 할 수 있다.

내가 7개월 정도 징역 살고 몇십억을 벌 수 있다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일을 행할 거다. 원래 제도를 만드는 놈들 조차 자기들이 이용해 먹기 위해 알게 모르게 헛점과 피해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놓고 잘 이용해 먹어서 잘먹고 잘사는데, 당하기만 하는 놈이 병신인거다.

제도는 집단을 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제도, 완벽한 법은 발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계속 약점을 공격하여 약점을 보완하게 만드는 것도 집단에 속한 개체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용해 먹을 수 있으면 잘 이용해 먹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자가 이용해 먹다가 걸렸을 경우에는 가차없이 맹비난하고 물어뜯어 그가 축적한 이익을 최대한 집단으로 환원시켜 나의 이익에 보탬이 되게 해야 한다.


결국 고상한척 해도 인간이란 그런 존재다. 나는 그런 인간 중에서도 별로 뛰어나지 않는 개체이다.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이도록 하자. 그리니 나의 포지션에 맞는 내 역할(사회의 부를 생성하면서 호시탐탐 나보다 상위 서열을 물어뜯을 기회를 엿보다 기회가 되면 가차없이 물어 뜯어 끌어내려주는) 을 잘 수행해주면 집단의 이익에 부합하는 거다.


타인의 위법과 윤리법규 위반에는 분노하도록 하자. 하지만 나는 걸리지 않을 만큼 잘 해먹도록 하자. 그것이 바로 인간과 제도의 관계이다.

Posted by 행인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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