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정치적 잡설

행인_1 2012. 9. 20. 15:33

안철수가 대선에 출마하기로 했다.


하아... 난 내심 그냥 출마하지 않고 문재인을 밀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결국은 이렇게 되었군.

난 안철수에 대해서 호의적이지만 전에 서울 시장때도 썼듯이 이사람이 나오면 찍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후보가 단일화 되어 박근혜 vs 안철수 구도로 가게 된다면야 진짜 울며 겨자먹기로 안철수를 찍어야겠지. 그다지 맘에 들진 않지만..

박근혜가 되는 최악의 상황만은 부디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빌어먹게도 공주마마가 여왕마마가 될 기세라 걱정이다.)


박근혜가 싫은 이유야 수도 없이 많다.


우선 대관절 통치 철학, 핵심 정책이 뭔지 알 수가 없다. 정체성이라는게 있는지 의문스럽다.

어쩜 그렇게 전대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을 잘도 베껴 드시는지 이건 뭐 좀 그럴싸 하다 싶으면 자유당이고 공화당이고 가리지 않고 영문을 국문으로 번역만 해서 같다 붙인다.

국민들 대다수가 병신이라서 몇년전의 미국선거때의 공약 따위 기억하지 못하지만 전부 병신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5천만인데 설마 그거 하나 눈치챌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건가? 나도 국민이란 구제불능의 노비라고 자주 말하지만 대체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는건가? 뭐. 대통령과 여왕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해서 그러는것 같기도 하다. 불쌍하니까 이해해 주자.


경제민주화라고 같다 붙이는게 가관이다. 기존에 해먹었던건 용서하고 새로이 해먹는건 막겠다? 이건 뭐 노골적으로 기존에 해처먹고 귀족이 된놈들이 새로 귀족이 되는 놈들이 발생할까봐 걱정하는 뒷구멍을 노골적으로 핥아주는거 아닌가? 그래. 늬들끼리 많이 해처드세요.


경제민주화란 결국 공평한 분배인데 분배를 말하는 사람이 줄푸세는 계속 하겠다고 하고.. 뭘 어쩌겠다는거냐? 정책이 모순되잖아!


애초의 존재 자체가 유신, 5공의 상징과도 같은 사람이 무슨놈의 국민 대통합을 말하는가? 국민 대통합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찌그러져 있어주는게 도와주는거다.


그 외에도 육영재단은 지꺼 아니라고 잡아떼고, 지동생말은 어찌나 잘 듣던지 지동생이 하늘이 파랗지 않다 라고 말해도 '제 동생이 아니라고 했으면 아닌거 아니겠습니까?' 라고 말할 기세다.


결국은 박근혜는 박정희의 망령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망령에 불과한 박근혜가 아버지 박정희를 비판하지 못하는거다.


결국은 박정희인거다. 박정희.




박근혜가 그토록 지지 받는 단 하나의 이유. 박정희의 딸.


그럼 내가 보는 박정희는 어떤 인물일까?


만주군 장교로 시작 일왕에게 혈서를 쓸만큼 출세 지향적이고 야심만만한 청년이 광복된 조국에서 숙청을 피해 남로당에 가입, 그야말로 원조 빨갱이로 남로당 장군까지 지내고 사형을 선고 받았으나 남로당, 만주군 출신 군부 인사들의 청원에 의해 구제 받아 결국은 쿠데타로 집권하여 18년동안이나 해 처 드시고도 어찌나 세뇌를 철저히 하셨는지 아직까지 가장 존경 받는 대통령 1위 자리가 굳건하신 독재자.

고도 성장 시대에 쿠데타로 집권하여 이승만때 부터 초안이 잡혀 있고 다른 나라에서 성공적이었던 새마을 운동을 베껴먹고 경부 고속도로를 닦아 수도권 과밀과 지역 불균형 발전을 초래하였으며 뿌리 깊은 지역감정을 심은 인물.

김대중의 서울 광주, 광주 부산, 부산 강원, 강원 서울의 격자 형 고속도로가 채택되었다면 그때 당시 경제 기반으로 완공 시기는 훨씬 길어졌겠지만 지금처럼 수도권 과밀문제나 지역 감정 문제도 좀 덜하겠지.

게다가 쿠데타로 집권하여 지멋대로 일본에게 배상을 받질 않나 (그때문에 쪽바리 놈들이 배상문제는 끝났다며 위안부 문제도 쌩까고 있질 않냔 말이다) 미국에게 차관을 받고 월남에 파병을 하질 않나 (목숨 바쳐 국가 발전에 이바지 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후에 훌륭한 가스통 할배들이 되시는 분들을 양성했지) 생각하는게 딱 일왕에게 충성했던 군바리 수준을 벗어나질 못하는 독재자.

그야말로 돈을 위한 전쟁에 참전하여 전쟁스트레스로 미쳐버린 병사들이 무고한 베트남 민간인을 마구 학살했어도 힘없는 베트남 정부의 피눈물 나는 '과거사의 무조건 용서'를 근거로 그에 대한 과거사 교육은 공교육 커리큘럼 어디에도 없는 쪽바리 놈들 탓하기가 쪽팔리는 나라를 만든 장본인.

그나마 만주군 장교 출신으로 쥐꼬리만한 양심은 있어서 광복군 장교 출신의 장준하에게 평생동안 열등감을 가지다가 결국은 장준하가 야권 후보가 되니 마네 하는 시점에 의문사 하도록 한 라이벌.

독재 관치경제를 이끌며 조국의 젊은이들을 세뇌하여 전쟁 용병으로 베트남에 파병해서 번돈과 지는 혈서 까지 쓴 만주군 장교 출신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일본과 배상문제를 협의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뭏튼 멋대로 배상을 받아서 번돈을 김종필에게 맡겨 김종필이 지한테 잘보이는 놈들에게 그 피같은 돈을 펑펑 지원하여 사카린 밀수나 하던 놈을 삼성제국의 시조로 만든 사람.

완전고용에 가까웟던 우리 경제 성장 시대에 최초로 '실업' 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게 하였으며 모든것은 경제에 우선하고 고용주는 지주, 고용원은 머슴이라는 사고방식으로 노동법을 무력화시켜 전태일 열사가 노동법전과 함께 분신하도록 만든 인물.

지딸보다 어린 여대생과 놀아나다가 심복에게 암살된 리더.


뭐. 얼른 생각나는 것만 대략 적어도 이런 인물이다.


박정희 시대에 향수를 품고 있는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런 놈이 존경하는 대통령이라니.. 분노를 넘어 연민이 느껴진다.

얼마나 세뇌가 깊었으면 박정희에 대해 부정하는 말을 들으면 무조건 빨갱이일까? 뭐. 할 수 없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안다 라고 했다.

여태껏 그들은 조중동만 보아왔고 조중동이 제공하는 정보만 받아 왔으며 학창시절 '국민교육헌장' 따위를 외우며 반공 포스터, 반공 표어 따위를 지으며 국가의 충성은 곧 대통령 각하에 대한 충성 이라는 왕권 시대의 삐뚤어진 교육을 받아 평생 그렇게 사신 분들이다.

바뀔리가 없다. 다만 그분들은 그렇게 사셨어도 그분들의 열정으로 보다 나은 세상에 살게되고 보다 많은 정보를 접하고 많은 정보를 취사 선택할 수 있도록 된 우리 세대는 그분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분들의 희생으로 그렇게 되었다. 그러하므로 정치 견해가 다르다고 욕할건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이제 농업의 시대가 저물어 가던 시절 산업화 세대의 앞을 가로막으며 땅을 팔고 도시로 이사가서 장사를 하겠다면 호적에서 판다던 그분들의 부모님 세대처럼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후세대들의 앞길을 '경험' 이라는 확고 부동한 가치고 굳건히 가로막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부모님을 거역하고 땅을 팔고 도시로 이사간 사람은 집값이 올라 부자 혹은 중산층이 되었지만 부모에게 순종하여 고향에 눌러 앉아 농사나 지었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가난한 농투성이가 되었다.

이 앞으로 가는 것이 옳은 길이지만 본인들은 절대로 아니라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가로 막는거다.

그들은 그보다 더 나은 세상을 본적이 없고 더 나은 세상을 상상 할 수는 있지만 만들어 갈만한 에너지는 남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보수화되는게 수순이다.

이제 세월이 흘러 내가 그들의 나이가 될 때 쯤이되면 정보화에 자부심을 가진 우리 세대도 우리 후 세대의 앞을 가로막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 할 뿐 장담은 할 수 없지.

그런고로 그들을 욕할 수는 없다. 어쨋거나 존경하는 부모님인데 정치견해가 다르다고 탓 할 수는 없는거니까. 당연히 다른 놈이 우리 부모님 욕하는것도 싫다.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 그들은 그들의 정의가 있지만 정의란 때와 장소,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게 정의다.

지금 시대의 정의와 그들 시대의 정의는 맞지 않아 충돌할 뿐.


그들이 그들의 신념을 지키듯이 나또한 나의 신념을 지킬 생각이다. 안철수가 정치하겠다고 하는건 마음에 안들지만 그래도 박정희의 망령이 돌아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그방법이 안철수 밖에는 없다면 지지해야겠다.

뭐. 문재인으로 후보 단일화 할 수도 있지만.. 글쎄.. 내가 보기엔 민주당으로는 저 굳건한 보수의 프레임에 같힌 사람들은 물론 무당파까지 끌고 오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문재인 안철수 박근혜의 다자 구도가 되는건 진짜 최악이다. 야권 표가 쪼개지면서 박근혜 공주 당선이 확실하니까. 뭐. 당연한 사실이니 새누리당쪽에서도 단일화를 야합이네 어쩌네 비난하는거지만.


어쨌거나 안철수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바야흐로 대선 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