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_1 2011. 7. 8. 11:11

간만에 9시 30분 근처에 출근을 했더니만 머리가 멍하다.

어제 퇴근 전까지만 하더라도 버닝하고 있었는데 날짜가 지나고 다시 불을 붙이기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이것은 나의 천성 같은 건데 난 뭔가를 시작하면 계속해서 같은 것을 하려는 관성이 강하다. 그러면서도 쉽게 실증낸다는게 문제지만.

집에 있으면 출근하기 싫고 회사에 있으면 집에 가기 귀찮다. 일을 시작하기가 힘들지만 시작하면 8시간이고 10시간이고 거의 쉬지 않고 계속한다.

운동도 한번 하기가 힘들지 시작하면 녹초가 될때까지 계속한다. 술자리도 거의 끝까지 남아있는 편이다.

마찬가지로 놀기 시작하면 지루해서 죽을 지경이되어도 일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에 대해서 예외가 하나 존재하는데 그게 바로 공부다. 공부는 시작하기만 힘들지 관두는건 매우매우 쉽게(?) 관둔다.


공부에 대해서, 특히 영어에 대해서는 트라우마랄지 컴플렉스랄지가 있어서 항상 바보가 된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한다. 마치 머리속에서 그것만을 거르는 필터가 있어서 절대로 뚫리지 않는 굳건한 방벽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영어단어를 한시간을 외워도 10개를 외우기가 힘들다. 간신히 구겨 넣어도 30분 후면 생각이 안난다.ㅡㅡ 영어 문법에 한해서는 같은 구절을 몇번을 봐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사실 내 머리가 그정도로 나쁘지는 않을텐데 영어만 그렇다는것은 심리적인 문제가 클테지.

각설하고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 수학은 사회나오면서 부터 그다지 필요 없어졌지만 영어는 지속적으로 태클이니 이걸 좀 어떻게 해야 좀 더 나은 곳을 노릴 수 있을테지.



모군이 자꾸만 건대 영어 학원을 다니라며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데... 첫번째 인터넷 영어 강의, 두번째 건대근처 한원, 세번째 강남역 근처 학원, 네번째 그냥 이대로 산다. 의 4지 선다형 답 중에 자꾸 4번으로 손이 간다.

성공한 자와 그렇지 못한자의 차이는 아마도 이런 부분이 클테지.

뭐. 사실 그리 크게 성공하고 싶은 야망도 없고... 그냥 현실에 만족하는 편인데, 아쉽게도 자연계에서 정지란 없어서 발전 아니면 도태만 있을 뿐인지라 현상 유지라도 하려면 능력을 키우고 영역을 넓혀야 한다.

내가 살아오면서 깨달은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면 그건 바로 세상이 나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다라는 거다.

그래서 내가 바로 세계의 중심, 우주는 나를 위해 존재한다 라고 굳거히 믿고 몇몇 추한 진실에 외면하고 스트레스를 어떻게든 배설해 내지 않으면 어떤 인간이라도 버틸 수 없다는 거지.

그래도 오늘도 스스로 세뇌 (자기최면이라는 말로 포장해보자) 하고 달려 보자. '나는 더 할 수 없이 훌륭하고 뛰어나다. 나를 제외한 모든 타인은 바로 나를 위해 존재하며 내가 없는 세상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이 되었을 때 비로소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실존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고로 나는 나로서 삼라만상의 존재 이유, 세계의 중심이며, 우주가 생겨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