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다시 월요일이다. 흔한 표현으로 다람쥐 챗바퀴 돌듯 그렇고 그런 월요일.
초등학교때 이름과 얼굴이 기억이 나지 않는 (성별도.ㅡㅡ) 선생님의 말이 생각난다. '인생을 다람쥐 챗바퀴 돌듯 하루하루 똑같은 날들의 연속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마치 자동차 바퀴와 같아서 항상 똑같아 보이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참 그럴듯한 말이었지. 기억에 남는다.
헤엄치지 않는 상어는 죽는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 자라지 않는 나무는 말라 죽는다. 사람도 이와 같아서 반드시 정진하여야 한다.
고 말들을 한다. 소위 좋은 말을 하는 좋은 책 같은데서.
아아... 제길... 좋은 말을 하는 좋은 책 같은 데서 그렇게 말들을 하니 점점 사는 게 각박해지는것 같다.
사다리를 열심히 걷어차면서 위로 올라가면 남은게 뭘까? 시작부터 높은 곳에서 시작한 놈들에게 다시 걷어 채여서 낙상을 입을 확률이 높지. 높은곳에서 떨어질수록 크게 다치는 것은 상식.
지금 나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아프리카 어디 떨궈놓고 거기 극빈층과 똑같이 생활하라면 1달도 버티지 못할 게 뻔하다.
마찬가지로 부와 명예가 풍족한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나정도의 생활을 하라면 못버티는 게 사람이겠지.
사다리를 타고 부득부득 기어올라가는데 성공하면 남는게 뭘까? 어디까지 올라가면 만족할 수 있을까?
올라가지 않고 중간에 만족하고 쉬고 있으면 안되나? 빌어먹게도 '안된다'가 정답이다.
애초 세상이 그렇게 생겨 먹었다. 자연의 법칙이란 약육강식이라 열성은 도태되며 제자리에 만족하고 주저 앉는 순간 뒤에서 따라오는 이들에게 바로 짓밟히고 갈기갈기 찢겨서 뜯어먹혀 우성의 제물이 되고 만다.
지구 생태계만 그런것이 아니다. 별들도 더 큰 별이 작은 별을 집어 삼키고 나이가 들어 오래된 별은 붕괴하며 힘이 센 별은 결국 중성자 붕괴하여 블랙홀이 되어 우주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사람이 정점에 이르면 타락하여 사회를 파괴하기 시작하는 것과 비슷하지.
결국 인간이란 그런존재이며 도덕과 윤리란 상상속에서 지어낸 산물 내지는 통치자들의 사회 유지 수단 같은거다. 사회가 유지되어야만 통치할 수 있으니까.
사실 나역시 불평불만 많은 불순 인자이지만 전 지구적으로 봤을때 상류층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이 사회가 유지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지.
사회가, 세상이 나를 자꾸 변하라 강요한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 된다. 네게 기회는 얼마 남지 않았다. 니가 열성이 아님을 증명하라! 니가 누리고 있는 그 모든 것이 너에게 적법한 것임을 증명하라!
제기랄. 정말 피곤하게구는군. 나는 노력하는 재능을 타고 나지 못했다. 가장 큰 재능이라 할 수 있는 축복을 받지 못했으니 그만좀 귀찮게 굴어라.
나는 변하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염세적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은 꼬여 있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자꾸 변하라고 하지 마라.
나는 변하기 싫다. 그러니 자꾸 변하지 않으면 도태 될 거라고 협박도 좀 하지 마라. 그게 불만이면 니가 바꿔라 따위의 개소리도 좀 하지 마라. 나는 그럴 생각도 없고 능력도 없으니 결국 변하라는 소리가 아닌가?
염세주의? 패배주의? 열등의식? 그런걸 가지고 있는게 나다. 나를 구성하는 일부다. 내 정체성이다. 자꾸 나를 더러 내가 아닌 누군가라 되라고 강요하지 마라.
나는 나로서 오롯히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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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론은 영어공부와 일이 하기 싫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