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기저기서 결혼 소식이 들린다.
후배가 결혼한다고 토요일에 소집되어 갔더니 100% 우리 학교 출신들로만 (신부까지) 인원이 구성되어 있었다.
의례히 그렇듯이 명함을 죽 돌려 받았는데.... 이것참... 삼성SDI 가 두명, 현대가 한명. LG 계열사가 한명. CEO 가 한명.
뭐. 그 모임에 참석하는 인원 자체가 학교때 학술동아리 모임이 대부분이고 꽤 우수한 인력들이었으니 예상은 한 바이지만... 기분이 좀 야릇했다.
사실 내가 학교때 그 사람들 ( 뭐. 후배가 많이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그래서 더 기분 나쁘다. ) 에 비해서 그리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현대판 계급이라 아니 할 수 없는 명함이 그렇게 차이나다니..
좀 자괴감이 들었다. 더구나 한놈은 올해 이직했다는데 내가 서류에서 똑떨어진 삼성SDI 의 비슷한 분야가 아닌가 말이다. 신경질 나게 시리.
뭐. 확실히 그 친구는 학점은 나보다 안좋을지 모르지만 어학연수 경험도 있고 무슨 대회 참가 경험도 있고 학술동아리 경험도 있고 대기업 계열사 경험도 있어서 나보다 스펙은 좋은게 확실하지만... 그래도 열받는건 열받는거지.
실제 연봉은 아마도 별 차이 없겠지만.. (내가 좀더 많을지도 모르지) 역시 별 차이나지 않는 연봉이라면 대기업이 좋겠지.
그런거 체면치레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당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쓸데 없는 열등감이 생기는건 어쩔수가 없다.
뭐. 어차피 내 인격수양은 그정도다. 여기서 더 수양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성직자나 철학자, 혹은 구도자도 아닌데 말야.
아뭏튼 메인 테마였던 결혼에 관한 모임에 나갔다가 결혼은 어차피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이니 별 생각이 없고 받은 명함들을 지갑에 넣으며 조금씩 열등감만 쌓고 왔다.
이래서 동창회는 돈자랑 하는놈, 돈필요한 놈만 간다는 소리가 있다 보다.
제기랄. 영어공부해야지. 진짜로.